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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그린벨트 해제도, 집값 잡기도…여권선 대책없는 혼선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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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그린벨트 해제 분위기 속 정세균 총리 “신중한 접근을”

이재명·추미애도 “반대”…논란 의식한 청 “아직 결론 못 내”

“집값 안 떨어진다” 진성준 발언으로 정부 대책에 불신 초래

[경향신문]

여권의 부동산 대책이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7·10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집값 안정은커녕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주요 정책을 두고 내부 이견이 불거지면서다.

한편에선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찬반론이 맞붙었고, 다른 한편에선 ‘집값 잡기 불가론’ 논란까지 터졌다.

7·10대책 이후 여권의 갈팡질팡 대응은 주택 공급 방안으로 나온 그린벨트 해제 문제가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그린벨트 해제를 주장하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린벨트 활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어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까지 지난 17일 “이미 당정 간 의견을 정리했다”고 그린벨트 해제 검토를 인정했다.

당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9일 KBS 방송에 출연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정 총리는 “그린벨트는 한 번 훼손하면 복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그린벨트 훼손을 통한 공급확대 방식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도심 재개발, 도심의 용적률 상향, 경기도 일원의 신규택지 개발 등을 통해 공급을 늘리는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까지 그린벨트 해제 반대론에 가세했다. 추 장관은 지난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그린벨트를 풀어서 서울·수도권이 투기판이 되게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권 내 주요 인사들이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상반된 목소리를 내며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다. 미래통합당 권영세 의원은 “뜬금없이 법무부 장관이 나서냐”고 비판하며 부동산 실정을 여권 균열로 확전시켰다.

논란이 가열되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모든 대안을 검토해보고 있지만 결론은 내지 못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실장의 이틀 전 발언을 뒤집은 것이다.

‘집값 잡기’ 대책도 불길에 기름을 붓고 있다. 국회 국토위원회 소속 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17일 MBC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렇게 해도 (부동산 가격은) 안 떨어질 것이다. 부동산이 뭐 어제오늘 일인가”라고 한 것이 화근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21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집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한 지 하루 만에 이음이 나온 것이다.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부동산값을 떨어뜨릴 의지도 없는 사람이 무슨 국토위냐”고 하는 등 징계 요구가 비등했다.

진 의원은 “국가 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집값 하락의 공포를 불러일으켜 정부의 투기규제 정책을 발목 잡으려는 것에 대해서 가볍게 반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부동산 대책이 갈수록 꼬이면서 당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대책이 역대 정권의 흥망성쇠를 결정한 현안이라는 점에서 ‘책임론→무능론’으로 번질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한 중진 의원은 “뾰족한 해법은 없이 탁상공론만 벌이는 것처럼 보여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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