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맘 카페 수돗물 유충 발견 글 올라와
시 "가능성 희박하나 철저 조사후 공개"
18일 청주 지역 맘 카페에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글이 올라왔다./인터넷 카페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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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지역 수돗물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는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 19일 오후 청주의 한 맘 카페에 ‘대박이에요…인천 수돗물 남 일이 아니었어요 ㅠㅠ’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 게시자 A씨가 친구의 추천으로 당일 필터 샤워기를 설치했는데 유충이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게시글에는 샤워기 필터 사이로 작은 애벌레가 꿈틀거리는 동영상도 첨부돼 있었다.
그러자 2시간 후 용암동 한 아파트 세면대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는 글이 추가로 올라왔다. 게시자는 지인 집에서 세면대에 물 3번 받아봤는데 벌레 같은 것이 나왔다며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이튿날인 20일 오전에는 비하동 상가 화장실에서도 비슷한 벌레를 봤다는 신고가 시청에 접수됐다.
17일 청주시상수도사업본부와 환경부 직원들이 정수장내 유충 서식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청주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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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와 한국수자원공사는 20일 오전 긴급 조사에 나섰다. 우선 시는 청주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청주·지북정수장 등 2곳과 배수지 등 유충 발견 장소로 연결되는 모든 곳에 대한 현장조사와 함께 시료를 채취했다. 하지만 유충은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신고가 접수된 가경동 아파트에 대해서도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A씨가 필터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유충을 유실해 확인이 불가능했다. A씨의 집 수돗물과 주변은 물론 해당 아파트 지하저수조와 옥상 물탱크도 조사했지만,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저수조와 물탱크 청결 상태가 완벽하지는 않았다고 시는 설명했다. 또 잔류 염소도 기준보다 낮은 사실을 확인했다. 시는 해당 사실을 아파트 측에도 알렸다.
시는 용암동 소재 아파트와 비하동 상가 화장실도 현장 조사를 벌였지만, 유충은 확인되지 않았다. 시는 용암동의 경우 세면대 이물질, 비하동 상가 화장실의 경우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유흥열 시 상수도사업본부장(가운데)이 청주시청 기자실에서 수돗물 유충 발견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신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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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는 정수장에서 유충이 유입됐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지만, 정확한 조사로 원인을 밝히고 결과도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동헌 시험팀장은 “배수지나 아파트 저수조에 유충이 집단 서식할 경우 다른 세대에서도 신고가 들어왔을 것”이라며 “3건의 신고 외에 추가 발생 신고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주시는 청주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의 정수공정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설명한다. 청주시가 관리하는 지북정수장의 경우 고도정수처리공정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표준정수공정은 원수에 약품을 첨가해(경우에 따라 전염소처리) 이물질을 응집·침전 시키고 나서 모래여과지를 거쳐 염소처리(후염소처리)후 각 배수지에서 가정으로 수돗물을 공급한다.
고도정수처공정의 경우에는 살균처리 공정이 추가된다. 이 공정은 원수에 염소를 투입해 살균처리를 한 후 약품을 투입해 응집하고 침전시켜 모래여과 처리를 한다. 이후 오존처리로 또 한 번 살균하고 활성탄 흡착, 염소소독을 거쳐 각 배수지에서 가정으로 수돗물을 공급한다.
또 세척도 지북정수장의 경우 2-3일 주기로 하고 있어 표준정수공정보다는 비교적 유충이 서식할 수 없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청주시의 설명이다.
유흥열 청주시상수도사업본부장은 “청주 지북정수장의 경우 인천 공촌 정수장과 달리 취수 원수에 염소를 투입하는 전염소처리와 오존 살균처리까지 추가 공정이 이뤄져 유충이 거의 서식할 수 없는 구조”라며 “청주정수장 역시 전염소처리를 거쳐 정수처리를 하고 있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청주시는 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가 발생하면서 1차로 정수장 조사를 진행했고, 지난 17일 환경부와 합동으로 2차 조사까지 진행했지만,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다”라며 “다만, 시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20일과 24일 지역 모든 정수장에 대해 재차 검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사실대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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