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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수돗물 유충 사태

"으악~ 물 틀었는데 벌레가" 인천서 시작, 전국이 물난리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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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유충신고 잇따라

청주·용인·파주·서울...

인천 신고는 626건 접수돼

"아파트 저수조나 물탱크 문제도 많아"

조선일보

서울시 중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씨는 19일 오후 11시께 샤워를 마친 후 욕실 바닥에서 유충 한 마리를 발견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아파트 욕실에서 발견된 유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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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충격받았어요. 청주는 아니겠지, 우리집은 아니겠지 했는데….”

지난 19일 오후 충북 청주 지역 맘 카페에 징그러운 애벌레가 샤워기 속에서 꿈틀거리는 영상이 하나 올라왔다.

게시자는 “친구 추천으로 당일 필터 샤워기를 설치해 사용했는데 인천 수돗물 사건에서 보던 유충이 나왔다”며 충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게시글이 달리자 순식간에 수많은 댓글이 달렸고 두 시간 뒤에는 청주의 다른 지역 아파트에서도 이상한 물체가 세면대에서 발견됐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튿날에는 청주시에 상가 화장실에서 유충을 봤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청주시는 19일 긴급 조사에 나섰지만, 수돗물 유충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사례는 없었다.

이런 가운데 인천을 포함한 다른 지역에서도 수돗물에서 살아있는 벌레가 나왔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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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충북 청주지역 맘 카페에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글이 올라왔다./인터넷 카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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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수돗물 유충 계속 발견…19일까지 626건 접수

‘수돗물 유충’의 진원인 인천에서는 수돗물 유충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9일 첫 신고 후 19일 오후 6시까지 총 626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유충 발견 건수는 하루 20건 안팎으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는 서구 공촌정수장에서 날벌레가 고도정수처리시설에 알을 낳고, 유충이 수도관로를 따라 각 가정집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는 공촌정수장에서 발견된 유충과 가정집에서 발견된 유충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결과는 둘 다 등깔따구였다.

상황이 날로 확산하자 일부 음식점에서는 ‘생수로 조리 중’이라는 글귀를 걸어두고 손님을 맞이하는 진풍경도 목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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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 인천시 서구 한 음식점에 '수돗물 유충' 사태로 인한 생수 사용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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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주·용인서도 유충 발견 신고 잇따라

이런 가운데 인천 외 다른 지역에서도 수돗물에서 살아있는 벌레가 나왔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19일 오후 11시쯤 서울시 중구 만리동 한 오피스텔에서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샤워를 하고 보니 바닥에서 1㎝ 길이의 붉은색 벌레가 꿈틀거리고 있다”고 했다. 서울물연구원은 이 벌레를 수거해 분석을 하고 있다. 시는 저수조에서 발생한 벌레가 해당 가구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중랑구와 영등포구에서도 수돗물 유충 주민신고가 들어왔다. 하지만 시는 16일부터 이틀간 환경부와 공동으로 모든 정수센터와 배수지를 일제 점검한 결과 유충 유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파주와 안양 등의 아파트 단지 세면대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15건이 접수됐다. 확인결과 이 중 대부분은 수돗물에서 서식할 수 없는 나방파리였다. 나방파리는 염소 소독 후 남은 잔류 염소 때문에 수돗물에서는 살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의 한 아파트 수돗물에서도 벌레가 나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전날 밤 목욕탕에서 샤워하려고 더운물이 나오기 전에 찬물을 대야에 받아 놓고 있었는데, 살아있는 벌레 2마리가 꿈틀거리는 것을 발견했다”며 시에 신고했다. 용인시는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부산에서도 11건 신고…4건은 깔따구 등 유충

부산에서도 비슷한 신고가 잇따랐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14일부터 19일 사이 부산에서는 중구와 영도구, 부산진구, 남구 등 8개 지역에서 모두 1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20일 밝혔다. 신고자들은 아파트와 주택 세면대나 싱크대·욕실·고무통, 샤워기 필터 안에서 발견했다고 했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11건 중 4건은 파리·모기·깔따구 등의 유충이었다. 부산상수도본부 측은 “인천 유충 사고 발생 후 덕산·화명정수장 등에 대해 점검을 한 결과, 유충이 유입된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며 “각 가정의 아파트 저수조나 물탱크, 주택 하수구 등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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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구에 사는 김모씨가 지난 19일 오후 11시쯤 자택 욕실 바닥에서 발견한 유충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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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 신고 잇따르지만, 실체 확인 사례 드물어

전국적으로 유충 발견 신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인천을 제외하고 구체적으로 수돗물과 관련된 유충이 확인된 사례는 아직 없다.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된 각 지역 상수도사업본부는 정수장이나 공급과정에서 유충이 발생했을 가능성은 작게 본다. 주로 아파트 저수조, 가정 물탱크, 하수구·배수구 등지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인천 사태 후 각 정수장과 배수지 일제 점검을 진행한 결과 모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지만, 의심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안양에서는 유충 발생 신고가 접수됐지만, 조사결과 아파트 배수구에서 올라온 것으로 추정되는 실지렁이로 확인됐다.

청주시 관계자는 “환경부가 점검에서 청주 정수장 두곳과 배수지 등을 모두 조사했지만,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다”라며 “실제 유충 신고가 접수된 한 아파트의 경우 저수조와 물탱크 청결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는 조사결과에 의존하지 않고 시민 불안을 해소 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가 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사실 그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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