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전 법제처장.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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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를 이전 하려는 노무현 정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내고 위헌결정을 끌어냈던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21일 “이 정부가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한다면 또 다시 헌법소원을 하겠다”고 했다. 이 전 처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집값을 내리는 수단으로 수도를 옮긴다는 건 소가 웃다가 코뚜레가 부러질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석연 “부동산 실책 덮으려 헌재 뒤집기”

이 전 처장은 “정부·여당은 완전한 정책 실패인 부동산 문제를 덮기 위해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면서까지 수도를 옮기겠다는 발상을 펴고 있다”라며 “국민들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처장은 “가까운 예로, 세종시를 보면 고비용, 저효율의 끝판왕”이라고 했다. 이 전 처장은 “행정수도 이전을 또다시 밀어붙인다면 저는 헌법소원을 또 내겠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헌재가 장악됐다고 해도 헌법재판관들이 헌법적 가치를 무시하고 종전의 결정을 뒤엎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2004년 노무현 정부가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마련해 수도를 이전하려하자, 이 전 처장은 ‘수도이전 위헌 헌법소원 대리인단’을 꾸리고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당시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른 헌법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는 헌법 개정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의 국민투표권을 침해한 만큼 위헌"이라고 했었다.

◇미련 못버린 민주당 “노무현 정부때 완성했더라면…”

그러나 여당은 다시 수도이전을 띄우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참여정부때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지방분권특별법 등 3대 특별 입법을 준비했었다”며 “그 당시 노무현 대통령 구상대로 정말 내용적으로 완성이 됐더라면 오늘날 수도권 집중에 따른 여러 가지 교육, 부동산, 교통 뭐 이런 정책들이 제대로 됐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이 나지 않았더라면, 수도권 집값도 잡을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그 당시 이석연 변호사가 위헌이라고 헌법재판소에 제소를 했는데 정말 성문법인 우리 체계에서 수도는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관습법을 예를 들어서 위헌판결을 냈는데 그 당시 많은 헌법학자들이 크게 동의를 못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이석연 전 처장은 “당시 행자부 장관을 하면서 무리하게 특별법을 밀어붙인데 대한 변명으로 들린다”고 했다. 이 전 처장은 “헌재에서 위헌 결정이 나니까 문재인 민정수석이 땅을 쳤다는 후문을 전해들었다. 이 정부 사람들은 수도 이전에 대한 미련을 못버렸을 것”이라고 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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