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붉은 수돗물은 정상화 68일 걸려…"유충 해결 시기 확답 어려워"
시민 "한달 생수비만 12만원"…인천시 "행정력 총동원해 노력 중"
활성탄 채취 시료 공개하는 김중영 센터소장 |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인천 수돗물에서 유충이 2주 가까이 계속 나오면서 언제쯤 유충 없는 정상 수돗물이 보급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인천시에 따르면 수돗물 유충은 지난 9일 서구 왕길동 모 빌라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지난 20일 오후 6시 현재까지 187가구에서 발견됐다.
일별로 보면 지난 9∼12일 각각 1건, 13일 8건, 14일 23건, 15일 55건, 16일 21건, 17일 18건, 18일 20건, 19일 17건, 20일 21건 등 발견 건수가 매일 꾸준히 20건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인천시는 유충이 수돗물로 새롭게 유입됐다기보다는, 서구 공촌정수장 활성탄 여과지에 날벌레가 알을 낳으면서 발생한 깔따구 유충들이 수도관로에 남아있다가 계속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유충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대책을 모두 시행하며 수돗물 정상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날벌레의 일종인 깔따구가 알을 낳은 곳으로 추정되는 서구 공촌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 공정을 중단하고 표준정수처리 공정으로 전환했다.
수도관로에 남아 있는 유충을 배출하기 위해 하루 20만t∼30만t의 물을 방류해 지난 20일 현재 124만6천t의 물을 방류하고 정수장·배수지에는 거름망을 설치했다.
정수처리 공정에서는 평소 0.8∼1.2ppm 농도보다 진한 농도의 중염소를 투입하고, 4개 정수장 여과지에는 60개의 해충 퇴치기를 설치했다.
유충이 발견된 공촌정수장과 부평정수장 청소와 14개 배수지 청소작업도 22일 완료할 예정이다.
수돗물 유충 불안감에 늘어난 수도용품 판매량 |
환경부는 유충 발생 억제를 위한 각종 대책 시행으로 공촌·부평정수장 계통에서 유충의 추가 발생 가능성은 차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급수·배수 관로 상에 남아 있는 유충만 배출되면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천 서구 주민들은 사태의 조속한 해결 기미 없이 유충이 계속 나오자 수돗물에 대한 불신과 피로감도 점점 쌓이는 실정이다.
인천시는 수돗물 음용 자제를 권고했지만, 작년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진작부터 서구에서는 수돗물을 마시는 가정은 사실상 없어졌고 양치나 아이 목욕 때 생수를 사용하는 가정도 늘고 있다.
주민 한모(59·여·서구 원당동)씨는 "작년 적수 사태 이후 정수기도 믿기 어려워 식수로 생수만 쓰고 있는데 한 달 생수비만 12만원씩 들어간다"며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수돗물에서 벌레까지 나온다고 하니 씻을 때도 이제는 찜찜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유충이 계속 발견되자 상수도 관리 당국조차도 언제쯤 수돗물이 정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작년 5월 30일 촉발된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당시에는 발생 68일만인 8월 5일 인천시가 정상화를 선언하며 상황이 일단락됐다.
다만 이번 수돗물 유충 사태는 붉은 수돗물 사태와 비교하면 피해 가구와 지역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어서 사태 해결이 조금은 더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작년 붉은 수돗물 피해 규모는 서구·강화·영종 지역 26만1천가구, 63만5천명이며, 수돗물 유충 피해 가구는 20일 현재 공촌·부평정수장 수계 58만5천가구의 0.03%인 187가구다.
인천시 관계자는 "수돗물 불안감 해소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어느 시점까지 수돗물 정상화를 완료하겠다고 확답을 내놓긴 어렵지만, 하루라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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