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적수사태 이후 인력 22%, 예산 36%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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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작년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인력과 예산을 대폭 늘렸지만, 1년여만에 수돗물 유충 사태가 발생하는 등 정수장 관리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22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상수도 관리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며 최근 상수도본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본부 산하에 수질안전부를 신설해 수질 안전업무를 총괄토록 했고, 5개 수도사업소에는 현장 대응 전담팀을 설치했다.
전문직위와 전문관은 8개 직위 14명에서 25개 직위 47명으로 늘어났고, 관망 연구·관리직과 워터닥터·코디 등도 새롭게 30명 가까이 추가됐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상수도본부의 인력과 예산은 대폭 늘어났다.
상수도본부 정원은 2018년 750명, 2019년 749명으로 별 차이가 없다가 작년 5월 적수 사태를 계기로 올해 879명으로 늘어났다. 작년과 비교하면 17.4% 늘어난 인력이다.
현원 역시 2018년 712명, 2019년 689명으로 비슷하다가 올해 4월 기준으로 844명에 달했다. 작년 대비 22.5% 늘어난 규모다.
예산도 2018년 3,191억원에서 2019년 4,351억원으로 36.3% 늘어났다.
그러나 수돗물 유충 사태에서 보듯 인천상수도본부의 인력·예산 확대가 수돗물 관리 역량 강화로 이어지진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는 국내에서 유례가 없는 수돗물 유충을 지난 9일 처음 발견하고도, 유충 발생량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인천시 본청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유충 발생 사실을 처음 보고받은 것은 언론 보도가 시작된 13일 오후였고, 시장 주재 대책 회의도 유충 발생 5일째인 14일 오전에야 처음 열렸다.
이렇다 보니 이번 유충 사태는 상수도본부의 전문성 없는 총체적인 부실 운영 때문에 빚어졌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수돗물시민네트워크는 최근 성명에서 “공촌정수장은 유충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오존 처리시설 없이 ‘반쪽짜리’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운영했다”며 “그렇다면 미비한 처리시설에 대한 운영매뉴얼을 사전에 보강해야 했는데 무방비로 대처함으로써 ‘유충 수돗물’을 공급한 셈이 됐다”고 꼬집었다.
인천시 관계자는 “강도 높은 상수도 혁신 시책을 이행하던 중 이번 유충 사태가 발생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충 발생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 시민의 신뢰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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