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80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21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이뤄진 22일 미래통합당 의원들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정면충돌했다.

통합당 김태흠 의원은 이날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추 장관을 향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언급하며 “장관은 평소 성범죄에 대해 단호한 입장이었다. 왜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침묵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피해자가) 박 시장 지지자들로부터 2차 가해를 받고 있다”며 “장관은 아들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건들지 말라’고 세게 말하던데, 2차 가해자들한테 강력히 대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제 아들을 관련시키는 질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질의에도 금도가 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입장문 가안이 유출된 정황을 거론하며 “장관님이 평소에 수명자(受命者: 법률 명령을 받는 사람)라는 표현을 잘 쓰시나. 발언 자료를 다 뒤져봐도 그런 말을 쓴 적이 없다”며 최 대표가 주로 쓰는 표현인 점을 지적했다. 최 대표가 입장문 작성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추 장관은 “김 의원 말씀은 최강욱은 그런 표현을 쓸 수 있고 여자인 법무부 장관은 수명자라는 용어를 쓰면 안 된다고 하시냐”고 발끈했다. 추 장관은 김 의원의 잇단 추궁에 “그래서 어쨌다는 겁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박병석 국회의장이 추 장관에게 “의원이 국민을 대표해서 하는 질문이니 국민 전체를 상대로 정중하게 답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주의를 주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김상희 부의장 “73년 걸렸다”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2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대신 대정부질문을 진행하기에 앞서 의장석에서 인사하고 있다. 김 부의장은 의장석에 오른 뒤 “감개무량하다. 여성이 여기까지 오는 데 73년이 걸렸다. 국회에서 그동안 제대로 대표되지 못했던 인구의 절반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상징적인 날이라고 생각한다”는 소회를 밝혔다. 허정호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은 윤석열 검찰총장 등을 겨냥한 ‘검찰 때리기’에 가세하며 추 장관을 지원사격했다. 입장문 가안 유출 의혹의 당사자인 최 대표는 질문자로 나서 “(검찰이) 잘못하면 혼내고, 더디더라도 고치고 바로잡아야 세상이 변한다”고 추 장관에게 힘을 실었다.

추 장관은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이동재 전 기자 측에서 공개한 한동훈 검사장과의 ‘부산 만남 대화 녹취록’ 내용에 대한 의견을 묻는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일개 장관’이라는, 검사장이라는 검찰 고위 간부로부터 그런 막말을 듣는 것에 대해 상당히 자괴감을 느꼈다”며 “(해당 녹취록이야말로) 유착의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 검사장에 대한 관련 수사가 끝나는 대로 법무부 차원에서 감찰을 벌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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