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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르포] "84㎡ 호가 10억 넘었다" 행정수도 이전에 들썩이는 세종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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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뜰마을11단지 84㎡ 9억3000만원 실거래

호가는 이미 10억 넘어… 지난해 12월에는 7억 거래

세종 집값, 2주 연속 전국 최고 상승률

행정수도 이전 추진에 '들썩'

수도권 집값 안정 내세웠지만 세종엔 악영향

인근 토지까지 관심 쏠려

아시아경제

[세종=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세종시 84㎡(전용면적) 집값도 호가가 10억원을 넘어서고 있어요"(세종시 새롬동 A공인 대표)

"주택은 규제가 심하니 개발이 예상되는 주변 토지도 들썩입니다."(세종시 금남면 B공인 대표)


23일 세종 새롬동 일대 아파트단지 내 중개업소들은 계속되는 전화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매도 호가를 올리는 집주인들과 저렴한 매물을 찾는 매수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여당이 행정수도 이전을 공론화하면서 세종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도 서울 집값이 오름세를 멈추지 않는 가운데 행정수도 이전 논란이 또 다른 집값 상승의 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새롬동 새뜸마을11단지 '더샵힐스테이트' 84㎡는 지난달 8일 9억1500만원에 거래됐다. 세종에서 '국민주택 규모(85㎡)' 이하의 거래가가 9억원을 넘어선 건 처음이다. 지난 7일에는 9억3000만원에 손바뀜되며 가격이 더 뛰었다.


새롬동 A공인 대표는 "새뜸마을 일대는 84㎡ 기준으로 호가가 이미 10억원을 넘어선 곳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7억원이면 살 수 있었던 곳인데 올해 들어서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해당 평형은 지난해 12월 6억7500만~8억1000만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8억1000만원 거래도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이뤄진 가격이다.


아시아경제

세종 새롬동 새뜰마을 11단지 '더샵 힐스테이트' 전경. (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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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값 안정'을 내걸며 사실상의 '천도'가 추진되는 상황이지만 세종시의 집값 상승세가 오히려 수도권보다 더 뜨거웠던만큼 예상됐던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거래가가 뛰면서 집주인들은 경쟁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분위기다. 일부 인기지역 단지들은 84㎡ 호가가 10억원을 넘어서며 수도권 웬만한 지역 시세를 웃돌고 있다는 것이 이 일대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이날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올해 세종의 집값은 무려 20.2%나 올랐다. 20.6%가 오른 경기 수원시 팔달구에 이어 전국 2위다. 특히 연이은 대책으로 수도권 등 규제지역은 상승세가 한풀 꺾인 상태인 반면 세종은 상승세를 계속 이어오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으로는 전주 대비 1.46% 오르며 2주 연속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4주 연속 1% 이상 올랐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인근 토지까지 들썩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지역 B공인 대표는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가뜩이나 오르고 있던 세종시 집값 상승폭을 더 키우고 있다"며 "최근에는 주택 규제를 피해 개발 호재가 예상되는 토지로 관심이 몰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20일 여당의 행정수도 이전 발언이 나온 후에는 나와있던 토지 매물조차 자취를 감췄다"고 덧붙였다.


감정원 지가변동률에 따르면 세종의 땅값은 지난달 0.29% 올랐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2년 7월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며 단 한번도 하락한 적이 없는 상황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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