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하는 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왼쪽)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미래통합당 서병수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정세균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지적에 고개를 숙였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오죽하면 김 장관 말을 안 들었으면 몇 억을 벌었을 텐데라고 하는 인터넷 글을 보았느냐’는 미래통합당 윤영석 의원 질의에 “집값이 오름으로 인해 젊은 세대와 시장의 많은 분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 장관은 부동산 대책 실패 지적에 “정책이 종합적으로 다 잘 작동하고 있다”면서 부동산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았다.

김 장관은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는 윤 의원의 질의에 “절대 자리를 연연하거나 자리에 욕심 있지 않다”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걱정들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주택과 관련된 투기수익을 환수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완비돼야 한다”며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혼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도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려서 정부 대표 총리로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변했다. 정 총리는 공급 대책과 관련해 “태릉 골프장이 있는데 청년이나 신혼부부, 생애 첫 주택 구입자,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 위주로 공급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골프장을 활용하자는 안이 지자체에서 의논되고 있다”며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부지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 들어와서 부동산 대책이 스물 몇번이라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이번 대책이 5번째”라며 “어떤 대책을 내놓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정책을 만드는 것까지 부동산 대책이라고 주장하기는 조금 과도한 얘기”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에 대해 “부동산 문제의 정상화,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고자 한다”며 신임 의사를 밝혔다.

한편, 통합당 등 야당이 발의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안은 이날 부결됐다. 국회법에 따라 무기명투표 방식으로 진행된 탄핵안 표결에서 재석 의원 292명 가운데 찬성 109명, 반대 179명, 무효 4표가 나와 부결 처리됐다. 민주당 의원은 176명, 통합당 의원은 103명이어서 찬성표에 민주당 이탈표가 일부 포함됐는지를 놓고 엇갈린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당 소속 의원 176명 중 4명이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탈표는 없고, 열린민주당 등 동참으로 반대가 179표 나온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반면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탄핵안을 발의한) 110명 중 윤상현, 하태경, 박형수 의원 3명이 빠졌다”며 “기권(무효) 4개까지 민주당 쪽에서 6표 이상의 다른 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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