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현실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냉혹”
김이배(사진 오른쪽) 제주항공 대표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 뉴스1 |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를 결정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이스타항공과 함께 가고자 했던 큰 도전은 접었지만, 앞에 놓인 현실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냉혹하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도 임직원들의 소중한 일터를 지키도록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는 23일 제주항공 사내게시판에 올린 ‘7C 정신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갑시다’라는 글에서 “이스타항공 인수와 관련한 직원의 관심과 걱정이 컸다는 것을 잘 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가 말한 7C는 제주항공의 코드명이자 ▲위기를 이길 수 있다는 확신과 자신감(Confident) ▲개인과 조직의 역량(Competent) ▲강한 유대감(Connected) ▲동료 존중(Cooperative) 등의 약자로, 그는 취임 초부터 '7C 정신'을 강조해왔다.
김 대표는 “이스타항공 인수는 국내 항공산업의 치열한 경쟁구도하에서 양사를 결합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효율성 극대화 달성’이라는 전략적 목적으로 추진됐다”며 “하지만 오늘 인수 계약 해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이날 오전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23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멈춰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 영종도=연합뉴스 |
정부의 지원 의지와 중재 노력이 있었지만, 김 대표는 인수를 결정하기에 제주항공이 짊어질 불확실성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제선이 실질적으로 마비된 상황에서 각 항공사가 국내선에서 치열한 출혈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며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에 힘입어 급여 상당 부분을 지원하고는 있으나, 8월말 이후부터는 정부의 지원금마저도 끊기는 상황”이라고 어려운 현실도 언급했다.
그는 현 상황의 상당기간 지속으로 회복 역시 지연될 것으로 내다본 뒤, 정부의 금융지원 확보와 유상증자 그리고 비용절감 등을 통한 자구노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한 번도 겪지 못한 어려움을 겪지만 우리 모두가 7C정신을 되새기며 서로 협조하고 최선을 다하자”며 “반드시 이를 극복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강인한 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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