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020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역대 최고와 3포인트 差…곧 경신할 듯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고강도 부동산 대책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국민들의 심리를 잠재우진 못했다. 지난달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 급등했던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6ㆍ17 대책에 이어 7ㆍ10 대책까지 발표된 후에도 또 올라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이런 속도라면 역대 최고 수치도 곧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정부 정책에 힘입어 3개월 연속 오르고 있지만, 상승 폭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CSI는 전월 대비 13포인트 오른 125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을 뿐 아니라 역대 최대 수준인 2018년 9월(128)과 불과 3포인트 차이다. CSI는 소비자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ㆍ전망 등을 설문조사해 지수화한 통계다. 100보다 높으면 1년 후 주택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 수가 하락할 것이라고 답한 가구 수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일부터 17일 사이에 이뤄졌다. 공교롭게도 취득세ㆍ종합부동산세ㆍ양도세를 모두 올리는 7ㆍ10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다. 적절한 공급 대책 없이 수요 억제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이 오히려 국민의 불안감만 가중시킨 셈이다.
권처윤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정부의 강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진 주택수요가 공급보다 커 실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주택가격전망CSI도 영향을 받았다"며 "이런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역대 최고치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소비심리는 3개월째 올랐지만, 상승 폭은 갈수록 줄고 있다. 이달 CCSI는 84.2로 전달에 비해 2.4포인트 올랐다. 상승폭은 지난 5월 6.8포인트, 6월 4.2포인트, 이번엔 2.4포인트로 둔화하는 흐름이다. 절대적 수치도 100보다 낮아 비관적이다.
권 팀장은 "긴급재난지원금 등 적극적 대응으로 어느 정도는 소비심리를 끌어올렸지만 그 효과가 반감되면서 상승폭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정책대응이나 코로나19 향방에 따라 소비심리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CCSI는 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중 현재생활형편ㆍ생활형편전망ㆍ가계수입전망ㆍ소비지출전망ㆍ현재경기판단ㆍ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19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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