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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코로나19 외환 소방수 '한미 통화스와프'…이대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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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에 연준 통화스와프 공급잔액↓…전문가 "코로나19 불확실성 여전, 계약 연장 이상적"]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외화대출 자금이 오는 30일 전액 회수된다.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만료 시점도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외환 시장이 안정이 안정세를 보인다고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최대 기축통화국과의 통화스와프를 연장해 외환 안전판을 확보해 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외화대출 자금(이하 외화대출)은 오는 30일 13억2900만달러 규모의 외화대출(83일물) 만기를 끝으로 전부 회수된다.

한은은 코로나19 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상황에 몰렸던 지난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외화대출 방식으로 시중에 198억7200만달러(누적기준)를 공급했다.

여기에 정부의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포지션 제도, 외환건전성 부담금,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 규제 완화 조치가 더해지며 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 3월 19일 장중 1296.0원까지 오르며 1300원 진입을 앞뒀던 원/달러 환율(종가 기준)은 3월말 1217.4원, 4월말 1218.2원, 5월말 1238.5원, 6월말 1203.0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달러화 조달여건을 보여주는 원/달러 스와프포인트(1개월)은 3월 23일 -4.5원까지 하락한 후 점차 개선돼 지난 28일에는 -0.15원까지 상승했다. 스와프포인트가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달러 수급상황이 개선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환보유액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4002억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지난 6월말 기준 4107억달러로 늘어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다행히 3월과 같은 글로벌 자산 급락 상황이 재연되지는 않았고, 외화대출 만기와 분기말 이슈로 6월 중순경 잠시 흔들렸지만 다시 안정을 찾은 모습"이라며 "통화스와프의 시장안정화 효과가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연준, 통화스와프 공급잔액 4489억달러→1182억달러 축소…계약 연장 가능성은

머니투데이

미국 연방준비제도 통화스와프 공급잔액. /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미 연준은 지난 3월 19일 통화스와프 라인을 5개국에서 14개국으로 확대했다. 한국도 이때 '최소 6개월' 한시의 통화스와프 라인을 만들었다. 현재 계약 종료 시점은 오는 9월 19일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미 연준이 통화스와프를 통해 각국 중앙은행에 공급한 달러화 잔액은 1220억달러 규모다. 코로나19 위기 최고 4489억달러(5월 27일)까지 늘었던 공급잔액이 큰 폭 줄어들었다.

글로벌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한은은 지난 5월 6일을 마지막으로 외화대출을 중단했고, 여타국들도 통화스와프를 통한 자금 조달 규모를 줄이고 있다. 현재까지 브라질, 뉴질랜드, 스웨덴은 사용실적이 전무하다. 7월 들어서는 상설계약 체결 국가와 싱가포르만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하고 있다.

미 연준은 3월 당시 계약 체결국의 요청과 함께 주요국이 달러화 확보를 위해 미 국채를 투매할 가능성, 신흥국 증시 및 통화가치 급락에 따른 자국 투자자 손실 가능성 등을 두루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융시장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미국으로서는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할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할 수 있다.

국내적으로도 해외 마진콜(증거금 추가납부 요구)로 달러에 목말랐던 증권사들의 외화유동성이 개선되는 한편 당국도 시장이 충분히 안정됐다는 판단에서인지 그간 시행했던 외환시장 규제완화 조치를 거두는 상황이다.

하지만 위기를 촉발한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보유 자체가 갖고 있는 시장안정화 효과 등을 감안할 때 계약 연장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체결된 한미 통화스와프도 ‘최소 6개월’로 시작해 두 차례 연장됐고, 최종적으로 1년 3개월 동안 계약이 유지됐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장이 단기적인 안정은 찾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진행 중이고 향후에도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큰 상태"라며 "적어도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통화스와프 계약 연장 등을 통한 정책공조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발 수출 충격으로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122억9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7.6% 감소했다. 경상수지는 중요한 달러 공급원인데 언제든 달러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한은도 계약 연장과 관련해 제반사항을 검토하면서 미국 측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계약 연장에 무게를 두고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단한 1190원 지지선…"코로나19 장기화 대비"

외환시장 전반적인 상황이 개선됐음에도, 달러수요는 꿋꿋하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은 845억3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과 개인의 달러화 예금 잔액은 각각 579억9000만달러, 154억7000만달러로 불어났다. 이 역시 통계 편제 이후 역대 최대 기록이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최근 달러약세와 금융시장 위험선호 분위기 등을 감안하면 환율이 더 내려갈 수도 있는 상황인데 1190원선이 아주 단단하다"며 "경제주체들이 금융시장이 실물보다는 재정이나 통화정책에 의해 지탱되고 있음을 알고 코로나19 장기화를 대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쌓인 외화예금은 필요시 시장안정화 역할도 한다. 한은 관계자는 "외화예금은 향후 환율이 오를 경우 외환시장으로 유입되면서 달러화 공급을 늘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며 "최근 외화예금 증가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제주체들이 마스크를 구비했던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한고은 기자 doremi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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