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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흔들리는 인텔, 자율주행으로 반격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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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주도권 퀄컴에 내준데 이어

초미세공정도 AMD 추격에 고전

자율주행 기술 신성장동력 삼아

모빌아이·무빗 등 인수 성과 기대

반도체는 삼성 등에 생산위탁할듯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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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역습’은 가능할까. 글로벌 IT 생태계를 수십년째 리드하던 인텔이 모바일 칩 주도권을 퀄컴 등에 내준데 이어 초미세공정에서도 고전하며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15여년간 노트북 CPU 부문 핵심 파트너였던 애플이 영국 ARM 설계도 기반의 CPU 자체 개발에 나서며 ‘인텔 위기론’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CPU 설계에 집중하는 대신, 반도체 생산은 삼성전자(005930)나 TSMC와 같은 외부 파운드리에 맡기지 않을 경우 AMD와 같은 경쟁사 대비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밥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 또한 올 2·4분기 실적 발표에서 “제품을 내부적으로 생산하거나 외부에 맡기는 방식 등을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며 외부 파운드리 이용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이다.

인텔은 무엇보다 자율주행 기술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제국의 역습’을 준비중이다. 인텔은 지난 2017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및 자율주행 부문에서 업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이스라엘의 모빌아이를 인수하며 미래 성장의 주춧돌을 세운 바 있다.

2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2016년 이른바 ‘틱톡전략’을 폐기한 후 반도체 선두업체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2006년부터 시작한 틱톡 전략은 반도체 미세화에 역점을 둔 틱(Tick) 전략과 반도체 설계도인 아키텍쳐 부문 개선에 힘을 준 톡(Tock) 전략을 혼합해 운영된다. 인텔은 틱톡 전략을 기반으로 제품 미세화와 아키텍쳐 변경을 주기적으로 단행하며 IT 생태계를 이끌어 왔다. 하지만 2016년부터 인텔의 전략을 바뀌었다. 수익성 및 공정 최적화에 집중한 이른바 ‘파오(PAO)’ 전략을 추구하며 방향을 선회했다. 추가적인 공정 미세화는 급격한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영업이익이 급락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문제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등 경쟁이 인텔의 ‘파오 전략’을 결국 실패한 전략으로 만들었다는 데 있다. 이들은 연간 파운드리 부문에만 수십조원을 쏟아부으며 현재 5나노 기반 제품 양산을 준비중이다. 이 덕분에 AMD가 7나노 공정 기반의 CPU를 내놓는 등 미세 공정에서 인텔 대비 앞설 수 있게 됐다. 반면 인텔은 현재 10나노 기반 제품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7나노 기반 제품은 2022년 말에나 선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때문에 인텔이 TSMC와 삼성전자에 반도체 생산을 위탁할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제기된다. 대만 현지 언론은 인텔이 이미 TSMC에 6나노 기반 제품 양산을 위탁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 또한 미국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중이라는 점에서 향후 인텔의 파트너가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인텔 GPU 사업을 총괄하는 라자 코두리 인텔 수석 부사장이 지난해 4월 기흥에 자리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장을 방문한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해준다.

인텔은 최근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전열 재정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머시 렌두친탈라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다음달 해임하고 시스템 아키텍처 및 클라이언트 그룹(TSCG)을 5개 사업부로 나눠 운영할 계획이다. 초미세공정 기술 개발은 앤 켈러 인텔 제조담당 수석 부사장이 맡게 된다.

일각에서는 인텔이 자율주행 부문 경쟁력을 바탕으로 ‘제국의 역습’에 성공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이 같은 역습의 선봉장에는 지난 2017년 153억달러에 인수한 모빌아이가 선봉에 설 전망이다. 인텔은 또 지난 5월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솔루션 업체인 이스라엘의 무빗을 9억달러에 인수했다. 밥 스완 인텔 CEO는 2분기 실적발표 컨콜에서 “자율주행 서비스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2,3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텔은 모빌아이의 ADAS 기술과 무빗의 기술을 더해 운송부문의 혁명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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