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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코로나19 백신은 얼마?…모더나 50~60달러로 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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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코로나 백신 접종 2회 기준 50~60弗 책정

화이자·바이오앤텍 39弗·옥스퍼드·아스트라젠 6~8弗

"코로나 백신, 선진국엔 美보다 싼 가격에 안판다"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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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연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완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백신 가격 책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백신 최저가는 1회 투약 기준 3~4달러(한화 약 3500~4700원), 최고가는 25~30달러(약 3만~3만6000원)다. 백신 가격을 최대한 낮추라는 외부 압박에 제약사들은 난색을 표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백신 가격이 국가별로 천차만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격은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을 대상으로 한 가격으로, 각국 정부의 협상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코로나19 항체가 형성되려면 최소 2회는 투약해야 한다.

2회 접종비 최고 美 7만원·최저 英 7100원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최종 임상시험에 돌입한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백신 2회 접종비를 50~60달러(6만~7만원)로 책정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의 임상시험 결과 1회 투약으로는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 만큼 2회 접종을 기준으로 책정한 가격이다. 모더나는 이 가격을 토대로 현재 각국 정부 등 잠재적 구매자들과 백신 조달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모더나는 유럽연합(EU) 등 ‘특정’ 구매자들에게 백신 접종비가 1인당 최소 두자릿 수(달러 기준) 후반대에 이르러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호지 모더나 사장은 지난주 미 의회 청문회에서 백신 개발에 막대한 비용과 노력이 투입된 만큼 적정 이윤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비로 백신을 팔지는 않겠다”며 백신 판매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모더나가 제시한 가격은 다른 경쟁사들과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제약회사 바이오앤텍은 지난주 미국 정부와 선주문 계약을 맺으면서 백신 접종비를 회당 19.5달러(약 2만 3300원)로 정했다.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백신 역시 회당 3~4달러(약 3500~4700원)에 공급될 계획이며, 이미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회 투약 기준으로는 6~8달러(약 7100~9500원)다.

모더나는 전날 미국 내 89개 도시에서 3만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미국 정부로부터 10억달러(약 1조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 받아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와 함께 백신을 공동 개발 중에 있다.

화이자 “코로나 백신, 선진국엔 美보다 싼 가격에 안팔아”

이데일리

앨버트 불러 화이자 최고경영자(CEO). (사진=화이자 홈페이지)


코로나19 백신 가격이 하나둘씩 베일을 벗고 있는 가운데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에서 백신 접종 비용이 “너무 낮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그동안 투입된 비용과 시간, 노력 등이 막대하다는 설명이다.

불라 CEO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백신 가격 인하 행정명령은 ‘엄청난 파괴(enormous destruction)’를 불러올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제약업계가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온전히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새 행정명령은 정신을 분산시키는 등 방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제약회사 바이오엔테크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하고 있는 화이자는 지난 22일 미 보건복지부, 국방부와 1억회 투여분을 총 19억5000만달러에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즉 1회 접종비는 19.5달러, 2회 접종비는 39달러(약 4만 6500원)다. 이는 독감 백신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화이자가 미국에 공급하는 가격이 최저가라는 점이다. 불라 CEO는 이날 “현재 선진국인 모든 나라는 미국보다 더 싼 가격으로 같은 (백신) 양을 받지는 못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 및 여러 EU 회원국들과 백신 공급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EU와 협상하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있지만, 합의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다른 많은 회원국들과도 광범위한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와 계약한 백신 납품가격을 기준으로 다른 선진국들에는 동일한 가격 또는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 역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역시 전날 3만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120개국 및 지역에서 18세~85세 성인 최대 3만명을 대상으로 하며 이르며 10월께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개발에 성공하면 연내 최대 1억회, 내년 말까지 13억회 분의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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