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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조미미 ’바다가 육지라면’ 등 1000여곡 작사한 원로작사가 정귀문 별세···향년 7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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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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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배호의 유작인 ‘마지막 잎새’ 등 대중가요 약 1000곡의 가사를 쓴 원로 작사가 정귀문씨가 별세했다. 향년 78세.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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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미미의 대표곡 ‘바다가 육지라면’과 가수 배호의 유작인 ‘마지막 잎새’ 등 대중가요 약 1000곡의 가사를 쓴 원로 작사가 정귀문씨가 별세했다. 향년 78세.

2일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4개월 간 암 투병 끝에 지난 1일 오전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1942년 경북 경주시 현곡면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7년 세광출판사의 신인 작품 공모에서 ‘만추’가 당선되며 작사가로 데뷔했다. 이듬해 KBS방송가요에서 ‘숲 속의 외딴집’을, TBC 신가요 박람회에서 ‘그림’을 발표했다.

고인은 향토적이고 서정적인 노랫말로 수많은 명곡을 만들어 ‘향토가요 작사가’로 불렸다. 대표곡으로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 이미자 ‘꽃씨’, 김연자 ‘먼훗날’, 봉은주 ‘동네방네 뜬소문’, 최안순 ‘안개 낀 터미날’ 등이 있다.

특히 1971년 요절한 배호가 생전 마지막으로 발표한 노래인 ‘마지막 잎새’의 가사를 쓴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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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직접 쓴 ‘바다가 육지라면’ 악보. 가수 조미미의 대표곡인 이 곡은 경주 감포 해변에서 수평선을 바라보며 지은 노랫말이라고 한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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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고향인 현곡면을 떠나지 않고 이곳에서 작품활동을 했다. 이 때문에 경주에는 ‘마지막 잎새’와 ‘바다가 육지라면’ 두 개의 노래비가 건립됐다.

가요사에 끼친 공로를 인정받아 1998년과 1999년 각각 제12회 한국가요 창작인 공로대상, 제6회 대한민국 연예 예술상을 받았다.

고인은 70대에 들어서도 꾸준히 작사 활동을 했으며, 포항MBC 개국 당시부터 49년간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최근까지 포항MBC 라디오 프로그램 <즐거운 오후 2시> 코너인 ‘싱송생송 떴다 노래방’ 심사위원을 맡아 왔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고인에 대해 “고향의 정취와 향수 등을 노랫말에 담아내 국민의 심금을 울렸고, 서정적인 노랫말을 통해 고향의 소중함을 일깨웠다”며 “특히 배호의 유작이 된 ‘마지막 잎새’는 가사 때문에 가수 배호를 일찍 떠나보낸 것 같아 늘 마음이 아프다고 말할 정도로 열정적이고 순수했던 향토작사가”라고 설명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임문조씨, 아들 인걸과 미원·미정 두 딸이 있다. 빈소는 경주전문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오는 3일 오전이며, 장지는 하늘마루다. (054)744-4000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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