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많은 비가 내린 2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의 한 양계장이 산사태로 무너져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지역에 내린 집중 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경기 안성 지역에선 산사태로 주민 1명이 매몰돼 숨졌다.

◆ 산사태로 안성시에서 50대 남성 사망…매몰된 70대 여성은 구조

이날 오전 7시10분쯤 안성시 일죽면 화봉리의 한 양계장 건물과 집에 산사태로 토사가 밀려 왔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소방당국은 2시간에 걸친 수색 끝에 오전 9시18분 토사에 매몰돼 숨진 A(58)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A씨는 산사태 직후 집 밖으로 탈출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오전 7시50분쯤에는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의 한 주택에서도 산사태 발생 신고가 접수됐으나, 이곳에 살던 여성 B(73)씨가 3시간여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산사태 당시 토사가 B씨의 집을 덮쳤지만, 집은 10여ｍ가량 수평으로 이동했을 뿐 기둥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안성에는 262㎜의 많은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해 일죽면, 죽산면, 삼죽면 등에서 2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안성 시가지 일부가 침수됐다.

또 토사로 중부고속도로 일죽∼대소IC 구간의 교통이 통제돼 차량들이 국도로 우회하고 있다.

많은 비가 내린 2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태평촌삼거리 인근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 여주·용인에선 하천 범람 우려…200㎜ 안팎 폭우 쏟아져

이날 홍수경보가 내려진 경기 여주시 청미천 원부교 인근에선 주민 2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시는 원부교 부근의 수위가 심각 단계(7.6ｍ)에 근접한 7.3ｍ까지 오르면서 주민 대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7시50분 여주시 원부교에 홍수주의보를 내렸다가 1시간 뒤 홍수경보로 격상한 상태다.

용인시에도 호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백암면과 원삼면 일대에 비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곳에선 이날 200㎜ 안팎의 비가 내렸고, 50여건 넘는 호우피해가 접수됐다. 한때 원삼면 죽능리의 한 펜션에선 토사가 쏟아져 투숙객 9명이 고립됐다.

용인시는 백암면 백암리 청미천이 범람할 것에 대비해 마을 주민들에게 백암면사무소와 인근 학교의 체육관으로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밤 사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내린 2일 오전 둑 일부가 무너진 경기 이천시 산양저수지 부근 마을이 토사로 덮여 있다. 연합뉴스

◆ 경기도 31개 전체 시·군에 호우경보…인천·강화·서해5도·옹진도 호우경보 전환

기상청은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남양주 등 경기 8곳에 호우경보를 추가로 발효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수원·고양·성남·부천·화성·안산·안양·시흥·파주·김포·광명·군포 등 도내 31개 전체 시·군에 호우경보가 내려졌다. 호우경보는 3시간 강우량이 9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80㎜ 이상 예상될 때 발효된다. 거센 비가 내려 외출이나 차량 운전을 자제해야 한다.

아울러 기상청은 앞서 인천·강화·서해5도·옹진 등에 내린 호우주의보를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호우경보로 대체해 발효한다고 밝혔다.

이날 인천 강화소방서와 김포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55분쯤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한 단독주택 지하 1층 보일러실이 침수됐다.

같은 날 오후 4시39분쯤에는 김포시 양촌읍 한 주택에서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났지만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안성=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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