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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사설]긴 장마 속 폭우에 태풍까지, 철저한 대비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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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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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집중호우가 내려 둑 일부가 무너진 경기 이천시 산양저수지 부근 마을이 토사로 덮여 있다./권호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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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중부지방과 수도권을 강타한 장마철 폭우로 2일 오후 현재 6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되는 큰 피해가 발생했다. 시간당 100㎜ 이상 등 기록적 폭우로 곳곳의 하천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나면서 인명피해가 난 것이다. 이 밖에 경기 이천·여주 등에서는 지역 하천과 저수지 범람이 우려되면서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도로와 철로도 유실되며 충북선·태백선·중앙선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서울에서도 강남역이 물에 잠기는 등 호우피해가 속출했다. 도시·농촌 가릴 것 없이 호우가 할퀴고 휩쓸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7월 중 비 내린 날이 18.8일로 1973년 집계 이후 6번째로 많았고 2011년(19.4일) 이후 9년 만에 최다였다. 제주 지역은 지난 6월10일부터 7월28일까지 49일간 장마가 이어져 역대 가장 길었다. 중부지방 장마도 8월10일무렵까지 예보돼 역대 최장기간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한다. 긴 장마에 따른 폭우가 전에 없는 자연재해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올해 첫 태풍이 닥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반도가 제4호 태풍 ‘하구핏’의 영향권에 들며 5일 이후까지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폭우에 태풍까지 겹치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비상한 시기에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한 대비가 필요하다.

또한 이번 장마에서는 여느 때와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장마에 따른 강수구역이 유난히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는 좁다. 이로 인해 물난리가 난 중부지방과 달리 남부지방에는 폭염특보가 내려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기후변화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한국의 여름 강수량과 폭염일수가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은 최근 환경부와 기상청이 발표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장기적인 재해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풍수해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당국은 피해가 우려되는 위험지역에 대한 예찰을 대폭 강화하고 주민들을 사전에 대피시켜 피해를 줄여야 한다. 당장 호우로 지반이 약해진 급경사지와 산사태 우려 지역을 집중 점검하고, 하천·해안가·방파제 등에서 주민의 사전 출입을 철저히 통제할 필요가 있다. 재난 구호와 지원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중앙과 지방정부 간 원활한 협조 체제 구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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