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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개발 전부터 '선점 전쟁'… 코로나19 백신 '부익부 빈익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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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에서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검사단계 전에 1회용 주사기에 들어가 있는 모습. 발드뢰이=AFP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마저도 부익부 빈익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기 전인데도 부자 국가들이 최소 13억회 분량을 선점해 아프리카 등 빈국 등에 조달이 불투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영국, 일본 등 부국들이 제약사들과 계약한 코로나 백신 선구매 규모가 13억회 분량에 달하는 것으로 영국 의약 시장 조사업체인 에어피니티는 집계했다.

미국과 영국은 각각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 진영과 대규모 선구매 계약을 했고, 일본은 미 제약사 화이자와 합의했다.

유럽연합(EU) 국가들도 백신 선점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문제는 백신 생산 규모가 2022년 1분기까지 10억회 분량에 못 미칠 것으로 보여, 사실상 부국들이 백신을 선점한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백신 후보는 160개에 이르며, 이 가운데 20개가량이 인체 실험에 들어갔다.

에어피니티의 최고경영자(CEO)는 “과학적 단계를 긍정적으로 가정한다고 해도 백신이 전 세계에 충분한 규모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국제사회에서는 부국들을 중심으로 자국에 백신을 우선 공급하려는 국수주의가 고개를 들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세스 버클리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CEO는 백신 개발이 최종 단계까지 가지 못할 것에 대비해 국가마다 여러 제약사와 계약을 타진하는 게 자칫 과당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GAVI는 부국들의 백신 독점이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세계보건기구(WHO),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손잡고 공정하게 백신을 공급하자는 취지의 ‘코백스(COVAX)’ 구상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78개국이 코백스 동참에 관심을 표명했으며, 중하위 경제국 90여 곳이 백신 접근권을 확보하게 된다고 GAVI 측은 설명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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