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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슈 뜨거운 감자 된 윤희숙·용혜인 연설

윤희숙 '5분 연설' 연일 화제…"임차인 걱정하는 척" vs "전율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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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임차인입니다" 경제학자 출신 윤희숙 의원 연설 화제

윤 의원 연설에 여야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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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미래통합당 경제혁신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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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의 '5분 연설'이 연일 화제인 가운데 당내에서는 윤 의원을 향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학자' 출신인 윤 의원이 임대차 3법을 비롯한 부동산 법안의 허점을 설득력 있게 파고들어 민심을 대변했다는 이유에서다. 윤 의원의 연설이 화제가 되자 더불어민주당은 일제히 '윤 의원 때리기'에 나선 모습이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이 처리된 후 단상에 올라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말로 연설을 시작, 처리 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해 큰 호응을 끌어냈다.


연설에서 윤 의원은 "저에게 든 생각은 4년 있다가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되는구나, 이제 더 이상 전세는 없겠구나, 그게 제 고민"이라며 "이 법 때문에 너무나 빠르게 전세가 소멸되는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가 나타났을 때 정말 불가항력이었다고 말씀하실 수 있느냐. 이번에는 (상승률을) 5%로 묶어놨으니 괜찮을 것이다? 제가 임대인이라도 세놓지 않고 아들, 딸한테 들어와서 살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 1000만 인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법을 만들 때는 최대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무엇인지 점검해야 한다"며 "저라면 임대인에게 어떤 인센티브를 주어서 두려워하지 않게 할 것인가, 임대소득만으로 살아가는 고령 임대인에게는 어떻게 배려할 것인가. 그리고 수십억짜리 전세 사는 부자 임차인도 같은 방식으로 보호할 것인가 이러한 점을 점검하였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의 발언을 담은 영상은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누리꾼들은 윤 의원을 향해 "국민의 마음을 대변하는 진정한 국회의원", "민심을 알아줘서 감사하다", "사이다 발언" 등의 찬사를 내놨다.


통합당, 윤희숙 '5분 연설'에 찬사…저서 '정책의 배신' 또한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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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소속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두번째), 윤희숙 위원장(왼쪽 세번째) 등 경제혁신특위원들이 지난 6월 국회에서 열린 1차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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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의 발언은 당 내부에서도 화제다. 같은 당 황보승희 의원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의원님 5분 발언에 전율이 느껴진다"라는 글을 올렸다. 박수영 의원 역시 "최고 경제학자가 국회의원이 된 뒤 첫 본회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의 저서 '정책의 배신' 또한 연일 화제다. 일부 의원은 이 책을 직접 구매해 윤 의원을 응원하고 있다. '정책의 배신'은 386세대가 선의로 포장해 내놓은 정책들이 실제로는 미래 세대의 '기회 사다리'를 걷어차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내용이다.


'검사내전' 저자인 김웅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년들에게 검사내전보다 윤 의원의 '정책의 배신'을 읽으라고 권한다"며 윤 의원을 치켜세웠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분 국토부 장관 하면 부동산 벌써 잡았다"면서 "당장 책 주문했다. 윤희숙 저(著) '정책의 배신'"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열기는 주말이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희숙 효과의 가장 큰 교훈은 소수 야당이라도 얼마든지 원내에서, 제도 안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고 당차게 싸울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당은) 상임위 독식, 인사청문회 무력화, 입법 독주 등으로 야당의 장외투쟁을 조장하지만, '장외유발자' 민주당에 속아 넘어가면 안된다"며 "본회의 5분 발언, 필리버스터, 안건조정위, 상임위 활동과 찬반토론 등 국회법에 규정된 다양한 제도를 충분히 이용해서, 진정성과 합리성과 대안을 가지고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면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윤 의원의 5분 발언이야말로, 진정성을 갖고 합리적 내용으로 국민입장에서 호소하면 장외투쟁 없이도 얼마든지 이기는 야당이 가능하다는 결정적 증거"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연일 윤희숙 때리기…"임차인 걱정하는 척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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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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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민주당은 윤 의원 연설의 진정성에 대해 날을 세우고 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 의원이) 임차인임을 강조했는데, 소위 오리지널은 아니다"라며 "국회 연설 직전까지 2주택 소유자이고 현재도 1주택 소유하면서 임대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의원이) 4년 뒤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로 바뀔 것이라고 걱정했는데, 임대인들이 그리 쉽게 거액의 전세금을 돌려주고 월세로 바꿀 수 있을까"라며 윤 의원의 연설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어찌 됐든 (임차인이) 2년마다 쫓겨날 걱정과 전세금과 월세가 대폭 올라갈 걱정은 덜은 것"이라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도 2일 페이스북에 '임차인 걱정하는 '척' 하면서 임대인 챙기자는 주장만 하고 지적 말고, 진짜 어려운 임차인을 더 걱정해주시면 좋지 않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윤 의원님께서 평생 임차인으로 어렵게 살면서 내 집 마련을 꿈꿔온 분인 줄 알았다"며 "며칠 전까지는 다주택자였고, 현재는 임대인이면서 서초구 갑에 출마를 위해 불과 몇 달 전에 임차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님 글 내용에 부합하는 말은 '저는 임차인입니다'가 아니라 '저는 임대인입니다'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30년 전에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전세 가격이 올랐으니까 4년 뒤에도 전세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전제부터가 잘못되지 않았나 싶다"며 "근본적으로 '가격 결정'은 주택 가격, 임대주택의 수요와 공급, 물가상승률, 기타 경제 상황에 의해 결정된다"고 반박했다.


한편 윤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과, 미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를 거쳐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과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자문위원,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등을 지냈다. 윤 의원은 현재 당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경제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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