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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노벨 평화상 수상 ‘북아일랜드 평화협상’ 주역 존 흄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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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북아일랜드의 폭력을 종식시키는 데 기여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던 아일랜드의 정치인 존 흄(사진)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AP 통신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흄의 가족은 이날 성명을 내고 “그는 짧은 시간 병을 앓은 후 오늘 아침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모든 상황이 낯설고 두려운 요즘, 흄과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었던 ‘우리 끝내 승리하리라’란 메시지가 특별히 공명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1937년 1월 북아일랜드 런던데리에서 태어난 흄은 성직자 교육을 받았으며 프랑스어 교사로 활동했다. 1960년대 말부터 민권운동에 뛰어들었고, 1970년 가톨릭 민족주의 정당인 사회민주노동당(SDLP) 창당에 참여했다. 그는 1979년부터 2001년까지 SDLP 대표를 맡았다.

흄은 당 대표가 된 후로는 북아일랜드 갈등을 푸는 데 주력했다. 북아일랜드에선 1968년부터 아일랜드와의 통일을 원한 가톨릭 민족주의자들과 영국의 일부로 남길 바랐던 개신교 통합주의자들이 대립했다. 30년 넘게 지속된 분쟁에 36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비폭력주의자인 흄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위해선 폭탄과 총기를 버려야 한다고 가톨릭 민족주의자들을 설득했다. 그는 강경 노선을 추구한 북아일랜드공화군(IRA)의 정치조직 신페인당 지도자 게리 애덤스, 개신교파 정당인 얼스터연합당 대표인 데이비드 트림블 등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다.

그의 노력은 1998년 4월 영국·아일랜드 정부, 가톨릭·개신교파 정치조직 등이 모두 참여한 ‘벨파스트 평화협정’의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는 평화협상 중에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것이 평화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흄은 북아일랜드 평화 정착에 기여한 공로로 1998년 얼스터연합당의 트림블과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는 2001년 간디 평화상을, 2005년엔 간디·킹·이케다 평화상을 받았다. 2010년 아일랜드 방송 RTE의 여론조사에서 ‘아일랜드의 가장 위대한 인물’에 꼽히기도 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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