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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윤석열 “민주주의 허울 쓴 독재 배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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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검사 신고식서 공개 메시지… “퇴진 압박 與에 작심발언” 해석

추미애 “권력기관 개혁 시대과제”

동아일보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이 신임 검사들을 상대로 공정한 법집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총장은 3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 참석해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어떤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이 공개석상에서 의견을 밝힌 건 6월 24일 이후 40일 만이다. 지난달 8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수용할 때도 입장문만 발표했다.

윤 총장은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민주주의의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로 실현된다. 대의제와 다수결 원리에 따라 법이 제정되지만 일단 제정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력형 비리 의혹을 수사한 뒤 여권으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아온 윤 총장이 작심 발언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 법조계에서 나왔다.

윤 총장은 또 “선배들의 지도와 검찰의 결재 시스템은 명령과 복종이 아니라 설득과 소통의 과정”이라며 “자신의 생각을 동료와 상급자에게 설득해 검찰 조직의 의사가 되게 하고, 법원을 설득해 국가의 의사가 되게 하며 수사대상자와 국민을 설득해 공감과 보편적 정당성을 얻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명을 거역하지 말라’는 추 장관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앞서 추 장관은 같은 날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신임 검사 임관식을 갖고 “권력기관 개혁은 국민의 열망을 담은 시대적 과제”라며 “스스로에게는 엄격하고 상대방에게는 봄바람처럼 따스한 마음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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