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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금호타이어, 누적 적자·급여 압류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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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노조, 회사 급여 압류하는 초유의 사태 발생

휴가비와 협력업체 대금지급 중단

광주CBS 김형로 기자

노컷뉴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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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60주년을 맞은 금호타이어가 비정규직노조의 계좌 압류와 누적 적자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조는 회사를 상대로 법원에 채권 압류와 추심 신청을 해 지난달 30일 법인 계좌를 압류했다.

도급 형태로 근무해 온 이들은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 임금 차액과 이자 등 204억원을 압류했다.

소송에는 613명이 참여했으며, 채권 압류 소송에는 한국노총 소속은 제외하고 민주노총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414명만 서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17일 광주지법은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 원고들이 금호타이어와 근로자 파견 관계에 있다고 판단했고 직접고용와 함께 금호타이어 사원과의 임금 차액을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소송 대상자는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조원 613명에, 임금 차액 지급액으로는 250억원에 이른다.

회사 측은 1심 판결 이후 항소를 제기함과 동시에 양측이 윈-윈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금호타이어 비정규직지회와 특별 협의를 진행해왔다.

회사 측은 비정규직지회에 경영환경이 나아질 때까지만이라도 비용 지급 유보를 요청하면서 대신 일부 금액을 우선 지급하고 이후 상황에 따라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할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 측이 회사 법인계좌 압류를 법원에 신청해 법원이 이를 승인했다.

이로 인해 지난 1일부터 오는 5일까지 직원들이 휴가에 들어가면서 금호타이어 노사 임·단협에 따라 1인당 50만원씩 지급해야 할 휴가비가 미지급됐다.

또 법인계좌가 압류되면서 금호타이어는 원자재를 공급하는 업체를 비롯해 일부 설비 협력업체와 원부재료 납품업체에 지급해야 할 납품 대금도 지불하지 못한 채 결제를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670여 개 금호타이어의 설비 협력업체 가운데 전체 협력업체의 38.%, 250여 개가 광주전남지역 업체라는 점에서 이들 업체의 자금난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압류 상황이 지속되면 회사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고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이 악화된 최근 상황에서는 계좌 압류로 인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1분기 실적 부진에 이어 2분기에도 큰 폭의 적자가 예상돼 금호타이어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4천886억원, 영업손실은 18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5천497억원) 대비 11.1% 줄었다. 2분기에는 코로나19 심화로 적자 폭이 더 커져 28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그동안 노사 갈등이 있었지만, 법인계좌가 압류된 것은 초유의 일이다"며 "노사가 동수로 구성한 특별협의체에서 충분한 논의를 해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이 직접 고용인 정규직화 방안에 대한 어떠한 안도 제시하지 않은 채 지급액의 10%만을 준다면서 시간끌기로 일관해 회사 계좌에 대한 가집행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며 "법원 판결에 따라 조속히 정규직화를 이행하는 것이 가집행을 풀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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