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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미국 방위비협상 새 대표에 '일본통' 도나 웰턴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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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도나 웰턴 신임 미국 국무부 방위비 협상 대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담당하는 미국 측 협상 대표에 도나 웰턴 주아프가니스탄 부차석대사가 임명됐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최근 북극권 조정관으로 자리를 옮긴 제임스 드하트 전 대표의 후임인 웰턴 신임 협상대표는 주일 미국 대사관 정무 담당 공사를 역임한 ‘일본통’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국무부 정치·군사국은 지난주 제임스 드하트를 우리의 신임 북극권 조정관으로 발표한데 이어 도나 웰턴을 우리의 신임 고위 협상가로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웰턴 신임 대표는 지난해 말 종료된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갱신을 위한 협상, 주일미군 주둔경비 분담 특별협정을 비롯해 미군이 주둔한 모든 국가와의 방위 협력 및 분담금 협상을 책임지게 된다고 미 국무부는 설명했다. 앞서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드하트 대표의 후임으로 웰턴이 내정됐다면서 그가 미 국무부 내에서 ‘지일파’로 분류된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 홈페이지는 웰턴 대표가 25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직업 외교관으로서 전 세계 미국 대사관 및 영사관에서 전략 커뮤니케이션 및 정무 관련 핵심 위치에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1984년 미 해외공보처(USIA)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으며, 주 핀란드 공관차석 등을 거쳤다. 국방부에 파견돼 장관실에서 동남아 국장 대행으로 일하기도 했다.

특히 웰턴 대표의 학력과 경력에서 일본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프린스턴대에서 아시아 예술 및 고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일본 미술을 담당하는 큐레이터를 지냈다. 국무부로 다시 복귀한 이후 일본 도쿄와 나고야, 삿포로 등에서 공공외교 관련 업무를 수행했으며 2013년 6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주일 미국대사관에서 정무 담당 공사로 근무했다. 일본어가 능통하다.

미국이 일본통을 신임 방위비 협상 대표로 임명한 것은 일본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일미군 주둔경비 분담 특별협정은 내년 3월 시효가 만료되며, 미국과 일본은 이 협정의 갱신을 위해 오는 9월쯤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일본에 대해 현재보다 4배 많은 80억달러의 방위비 분담금을 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현재보다 5배 많은 50억달러를 요구해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일본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도 난항이 예상된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 미국 측 대표의 교체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새로운 협상 대표가 임명되면서 한·미 간 협상도 새롭게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한·미는 지난 3월 협상을 통해 한국의 분담금을 13% 증액하는 잠정안을 마련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고 현재보다 50% 가량 인상된 13억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도 이미 제시한 ‘13% 인상안’보다 더 많은 양보를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더구나 미국은 협상팀이 마련한 잠정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한차례 뒤집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국 측 협상 대표가 바뀌었다 하더라도 당장 협상에 큰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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