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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대만·TSMC 떠난 외국인 자금, 한국·삼성전자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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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이후 대만 증시에 유입됐던 글로벌 자금이 7월 중순을 지나면서 대만을 떠나 한국으로 유입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본격화하면 증시 수급 환경이 개선돼 삼성전자(005930)주가와 코스피가 추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3일 대만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대만 증시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 6월 28억6168만달러에서 지난 7월 1억9188만달러로 급감했다. 특히 7월 하순 들어 순매도로 돌아서 7월 13~17일 5692만달러, 7월 20~24일 1억7094만달러, 7월 27~31일 6억6만달러의 글로벌 자금이 대만 증시를 빠져나갔다.

반면 한국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에서 외국인은 6월 6억6979만달러(8001억원) 순매도하다가 7월 7억4966만달러(8955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7월 13~17일 2억7402만달러(3273억원), 7월 20~24일 2억58만달러(2396억원), 7월 27~31일 16억7187만달러(1조9973억원)의 자금이 한국 증시로 들어왔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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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지난 6월부터 7월초까지 대만 증시에 유입됐던 이유 중 하나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산업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대만은 증시 내 TSMC 등 정보통신기술(IT) 종목의 비중이 전체 65.5%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7월 한 달 TSMC 주가는 36.38% 상승했고 같은 기간 대만의 또다른 파운드리 업체 UMC도 주가가 40.57% 올랐다. 대만가권지수는 이 기간 8.98% 상승하며 7월 28일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이 과정에서 TSMC는 시가총액 기준 전세계 21위에서 11위로 급등하면서 삼성전자, 월마트, P&G 등을 뛰어넘었다.

그러나 TSMC의 주가가 짧은 시간에 빠르게 오르면서 TSMC 자체에 대한 투자 매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 상태가 됐다. 허지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TSMC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3.3배로 최근 3년 평균인 19.1배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반도체 파운드리 업종과 하드웨어 등 IT 분야의 이익 전망은 여전히 좋다. 김민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 내 업종별 2020~2022년 이익 추정치 변화율을 감안해도 성장주를 비롯한 IT가 돋보인다"며 "한국과 대만 반도체, 하드웨어 업종 등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과거 TSMC와 비슷한 패턴의 주가 움직임을 보여온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반도체 위탁생산 소식이 TSMC와 대만 증시에 추가 상승 동력이 된 것으로 보이지만, 같은 방향성을 공유하는 두 기업의 현 주가 괴리는 과도해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독일, 호주 등 세계 각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민감주의 상승 움직임도 대만 증시보다 한국 증시에 더 유리할 수 있다. 경기소비재나 소재, 산업재 등의 대만 증시내 비중은 각각 3.1%, 7.0%, 1.7%이지만 한국은 이들 분야의 비중이 22.0%에 이르기 때문이다. 민병규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밸류 부담이 높아진 대만 증시의 대안이 된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엽 기자(parkjeongyeo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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