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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부산 수영구 ‘빗물저장소’ 가동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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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폭우 때 광안리 일대 주택·상가 침수 피해 키워

[경향신문]

지난달 23일 부산에 폭우가 내렸을 때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설치한 빗물저장소를 수영구청이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수영구청에 따르면 수영구는 2017년 국비와 구비 200억원을 투입해 수영중학교 운동장 인근에 빗물저장소를 조성했다. 빗물저장소는 수영중학교 운동장 지하에 길이 60m, 평균 폭 38m, 높이 9.4m로 지어졌다. 빗물 저장소는 집중호우 때 빗물을 일시 저장했다가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 외부로 내보내는 장치다. 1만7900t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시설로 시간당 96.4㎜의 폭우를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수영구는 폭우 때 빗물이 들어올 수 있도록 빗물저장소 문을 열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부산에는 당일 많은 비가 내렸다. 시간당 최대 81.6㎜를 기록했다. 폭우로 광안리 해수욕장 일대 주택과 상가는 침수 피해를 입었다. 빗물저장소를 제대로 가동하기만 했다면 피해를 막거나 늦출 수 있었을 것이다. 박철중 수영구의원은 “광안리 등 부산 일대가 침수돼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집중폭우 예방을 위해 만든 시설을 가동하지 않은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수영구는 당시 배수가 원활했다고 판단한 데다 다음날인 24일 200㎜의 비가 내린다고 예보된 상황이어서 섣불리 빗물저장소를 가동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수영구 관계자는 “비가 연속적으로 내릴 때는 적절한 시기를 잘 잡아서 가동해야 최대한의 효과를 보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며 “기상 상황이 예보대로 됐다면 가장 이상적인 조치가 됐겠지만 결론적으로는 빗물저장소가 가동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경찰청은 지난달 23일 내린 폭우로 3명이 숨진 초량 제1지하차도 사고 책임과 관련해 수사전담팀을 확대해 지방자치단체 고위직에 대한 수사도 본격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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