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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반정부 투쟁 선언이냐” “검찰총장다운 결기” 윤석열 '독재 배격' 발언에 여야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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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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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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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60)의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 발언을 두고 4일 여야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여권 인사들은 “윤석열의 반정부 투쟁” “민주주의 질서의 부정”과 같은 날선 언어로 윤 총장을 비판했다. 반면 야권은 윤 총장을 두둔하고 옹호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윤 총장은 전날 신임검사 신고식 축사에서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서 실현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 대표 선거를 준비중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총장의 발언을 비판하며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대해 귀를 막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국민의 요구인 검찰개혁을 검찰 수장이 나서서 독재, 전체주의로 폄훼한다면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이원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한다면 그건 검찰총장이 할 일이 아니다”라며 “검찰총장 스스로 온 몸으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는 현실은 웃플 뿐”이라고 적었다. 이 의원은 “윤석열 총장은 혹 민주주의를 부정하려 하는가. 검찰총장의 역할이 아닌 ‘검찰 정치’를 하고 싶다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하시라”고 덧붙였다. 역시 최고위원 경선 후보인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윤 총장의 발언을 두고 “윤석열의 반정부 투쟁 선언인가”라고 물으며 “윤 총장의 발언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극언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는 발언”이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했다. 당 차원의 공식 논평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도 대응을 피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윤 총장 발언에 대해서 언론이 해석한 부분에 대한 입장을 요구한다면 제가 언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총장의 발언 파장이 커지는 것을 피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야당은 윤 총장의 발언을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윤 총장이 그 결기를 실제 수사 지휘를 통해 구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다수를 앞세워 민주주의라고 주장하면서 실질적 내용은 민주주의가 아닌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데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같은당 김은혜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정권의 충견이 아닌 국민의 검찰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해석한다”며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칼잡이 윤석열’의 귀환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검찰총장다운 결기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윤 총장은 이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지난달보다 3.7% 포인트 오른 13.8%를 기록해 3위를 이어갔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이 25.6%, 이재명 경기지사가 19.6%로 1·2위를 지켰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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