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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수주가뭄’ 조선업계에 유지·보수사업 ‘단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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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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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수주, 목표 20% 밑돌아
서비스 사업 키워 수익 개선 나서

조선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이 최근 새로 선박을 만드는 대신 선박 개조 및 유지·보수·제어 등 관리 사업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실적을 올린 사례가 등장하면서 선박관리 사업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수주가뭄’ 충격을 줄여주고,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조선사들은 선박 서비스 사업 육성의 일환으로 스마트십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6월 증강현실에 기반한 비대면 기술을 활용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운전에 성공했고, 삼성중공업도 지난 5월 최적의 연비를 낼 수 있도록 항로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제어 셔틀탱커를 싱가포르 선사에 인도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선박관리 자회사 현대글로벌서비스는 5월 이사회를 열고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선박제어 사업을 양수하기로 의결하면서 스마트 제어 기술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중지주, 선박 관리 선제 투자
2분기 영업익 1043억 ‘흑자 전환’

‘본업’ 선박 건조에 치중한 삼성중
7077억 적자…11분기째 마이너스

조선업계가 선박관리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배경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수주가뭄이 있다. 올 상반기에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 모두 수주 실적이 부진했다. 상반기 기준 대우조선해양이 가장 많은 선박을 수주했으나 연간 목표치(73억1000만달러)의 20%를 채우는 데 그쳤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목표치 157억달러 가운데 13%를, 삼성중공업은 수주 목표 84억달러의 6%를 겨우 달성했다. 보통 하반기에 수주가 몰리는 것을 감안해도 지금 같은 속도라면 목표 달성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의 주요 먹거리인 LNG운반선 수주가 부진하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상반기 전 세계 LNG선 수주는 6척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31척의 5분의 1 수준이다.

그나마 선박관리 사업에 일찍 투자한 기업들은 코로나19 국면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2분기 실적 발표를 보면, 선박관리 자회사 현대글로벌서비스를 전략적으로 육성한 현대중공업지주와 선박 건조 본업에 치중한 삼성중공업의 희비는 엇갈렸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분기 연결기준(자회사 매출 포함) 매출 4조58억원, 영업이익 104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으로 개조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2분기에만 7077억원 적자를 내며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적자 규모를 뛰어넘는 것이다. 코로나19발 수주가뭄과 계약취소 뒤 수년째 주인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드릴십(시추선)이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선주들이 선박 발주를 꺼리고 있지만 기존 선박관리에 대한 수요는 꾸준해 선박관리 사업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우선 친환경 선박 개조 관련 수주잔량을 올해 인도분까지 갖추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측은 유류 사업, 수리서비스, 운항 디지털화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 조선업종 내 유일한 토털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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