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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2030세대가 원하는 건 ‘일에서도 행복한 나’…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의 ‘멘토’ 신입사원 하미향·이한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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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세대 간 격차 줄이기 프로그램 ‘리버스 멘토링’서 만남

“처음엔 불편했지만 이제는 회사 걱정도 함께하는 사이 됐죠”

[경향신문]

경향신문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이 신입사원 하미향·이한별씨(왼쪽부터)와 함께 평사원이 임원을 상대로 조언해 주는 ‘리버스 멘토링’ 시간을 가진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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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회님,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개인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MZ세대(2030세대)가 일 욕심이 없는 게 아니에요. ‘일하는 나’가 ‘즐겁고 행복한 나’가 됐으면 하는 거예요.”

“그럼 워라하(work-life harmony·일과 개인 삶의 조화)라는 표현이 워라밸보다 적절하겠네요.”

20대 신입사원들이 60대 회사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훈장질’을 하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4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64)을 지난 6월부터 네 차례 만나 가르침을 전한 신입사원 하미향씨(28)와 이한별씨(28)에게 들어봤다. “하 부회장을 처음 대면했을 때 마치 연예인을 보는 것 같았다”는 두 사람은 “대화 횟수가 늘어날수록 회사의 앞날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LG유플러스는 신입사원들이 임원들을 상대로 조언해주는 ‘리버스 멘토링’을 실시하고 있다. 평균 나이 27세인 신입사원들이 회사 생활 30년차인 임원들의 스승이 되는 것이다.

일단 신입사원들은 두 명씩 짝을 이뤄 강의 주제를 공지한다. 이후 임원들이 자신이 원하는 주제를 선택하면 멘토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씨는 “첫 멘토링이 진행된 회의실에서 하 부회장을 기다리는데 그의 발걸음 소리에 맞춰 내 심장도 함께 뛰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머릿속에 스쳐간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이씨는 “저희 이야기를 하 부회장이 전부 다 들어줬다”며 “할 수 있는 말은 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신입사원 80명을 대상으로 자체 진행한 설문조사를 교본으로 삼았다. MZ세대에 대한 세간의 편견과 달리 신입사원들은 ‘신규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싶다’거나 ‘프로젝트·콘퍼런스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씨는 “사회적으로 워라밸이란 말이 ‘내 인생은 퇴근 이후부터 시작’이란 느낌을 주고 있다”면서 “실제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일에서도 ‘행복한 나’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MZ세대의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회사에서 진행하는 강의나 소모임 등을 잘 활용하면 세대 간 소통 능력이 배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씨는 “MZ세대가 회식을 싫어한다는 이유로 기성세대와의 소통을 싫어한다고 오해한다”면서 “우리는 ‘소통 자체’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런 ‘소통 방식’을 싫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멘토링을 마친 뒤 하 부회장은 “한번 멘토는 영원한 멘토”라며 이들의 활동을 지지했다.

두 사람은 이번 경험이 리더십 조기교육 같았다고 입을 모았다. 회사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경험을 통해서다. 또 CEO와 대화가 편해지니 근무 중인 부서의 팀장을 상대로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보다 쉽게 꺼낼 수 있었다.

이날 구직사이트 사람인이 기업 45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 관리자의 67%가 MZ세대가 조직보다 개인을 우선시해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반어적으로 해당 조사에서 MZ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별도의 교육을 진행하는 기업은 2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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