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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낙동강 하굿둑 개방 가시화… 생태복원 가능성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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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굿둑 3차 실증실험 결과 공개, 지하수 염분농도 크게 영향 없고

장어 등 수문 통과해 둑 상류 이동… 2022년부터 부분개방 가능할 듯

동아일보

1987년 완공된 낙동강 하굿둑 전경. 부산시 등 5개 기관이 ‘낙동강 하굿둑 운영 3차 실증실험’을 실시하기 위해 6월 한 달간 일부 수문을 개방해 바닷물을 유입시켰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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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간 닫혀 있었던 낙동강 하굿둑의 개방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두 차례에 이어 최근 낙동강 하굿둑을 개방한 결과 주변 지하수 염분 농도에 큰 영향이 없는 데다 바닷물고기의 하굿둑 상류 이동이 확인되면서 생태 복원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부산시와 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한국수자원공사 등 5개 기관은 6월부터 한 달간 시행한 ‘낙동강 하굿둑 운영 3차 실증실험’ 결과를 3일 공개했다.

지난해 6월과 9월 실시한 실험이 단기간 개방의 영향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이번 실험은 장기간 개방했을 때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1, 2차 때는 1시간 이내 1회 개방한 반면 3차 때는 1∼3시간 이내 12회 개방으로 변화를 측정했다.

이번 실험은 하굿둑 외측 해수면의 높이가 내측 하천 수위보다 높아 바닷물이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이른바 ‘대조기에(밀물이 가장 높을 때)’ 바닷물 유입 방식을 적용했다. 첫 대조기인 6월 4∼8일에 하루 한 번씩 수문 1기를 개방해 총 258만 m³의 바닷물을, 두 번째 대조기인 6월 19∼25일에 똑같은 방법으로 614만 m³의 바닷물을 유입시켰다.

실험 결과 유입된 염분이 밀도 차이에 의해 하천의 바닥으로 가라앉아 상류로 이동하고, 유입 횟수가 반복될수록 하천의 저층에서 염분의 농도가 상승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또 염분이 최장 12.1km 지점에서 검출됐고, 실험 후 유입된 염분은 환경대응용수와 강우의 방류 등을 통해 대부분 희석됐다.

하굿둑 주변 287곳의 지하수 염분 농도는 이번 실험에서도 1, 2차 실험과 마찬가지로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다. 기존 농업·생활용으로 사용 중인 지하수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지역주민과의 협의를 거쳐 지하수 관정 수질 관측 지점을 지난해 8개에서 이번에는 225개로 늘렸으나 모두 평상시 변화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5개 기관은 실시간으로 관측 가능한 지하수공 21개소와 기존 농업·생활용 지하수공을 활용해 지하수 염분 농도 등을 지속적으로 관측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번 실험 결과를 지하수 예측계산에 반영해 하굿둑 개방에 따른 지하수의 장기적 염분 이동 범위 및 농도 변화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하굿둑 상류 4개소와 하류 1개소의 수(水)생태계 조사에서는 개방 후 둑 상류에서 전반적으로 물고기 종수와 개체수가 증가했다. 또 고등어, 농어, 전갱이, 장어 등 바다나 기수역(짠물과 민물이 섞인 수역)에 사는 어류가 수문을 통과해 둑 상류까지 올라온 것이 확인됐고, 이동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이 기관들은 1∼3차 실험 결과를 분석해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 방안’을 올해 안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 3월부터 이에 대한 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양한 개방 시나리오와 함께 생태 복원 시나리오별 영향을 예측해 시설물, 농업, 어업, 주변 사업 등 분야별로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농·어민, 지역주민과 시민사회단체, 지자체, 관계기관 등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복원 방안을 확정한다. 이 같은 방안이 마련되면 늦어도 2022년부터는 낙동강 하굿둑의 부분 개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송양호 부산시 물정책국장은 “장기간 하굿둑 개방 실험으로 생태계 복원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이해관계자와 소통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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