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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현대HCN 인수에 넷플릭스 제휴···"KT발 미디어 빅뱅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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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현대HCN 인수에 이어 국내 미디어 생태계를 잠식 중인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자 업계에서는 'KT 발 미디어 빅뱅'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 3사가 국내외 기업 간 합종연횡이 반복하면서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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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현대HCN 인수, 넷플릭스와 제휴 등으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통3사 모두 플랫폼 사업자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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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으로 몸집 키우고, 콘텐츠로 가입자 유치



이 같은 '미디어 빅뱅'은 '점유율'과 '콘텐츠'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KT의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달 현대HCN을 인수할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KT스카이라이프가 최종 인수에 성공하면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의 유료방송 점유율은 35.47%로 뛰어오른다. 2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계열(LG유플러스+LG헬로비전)의 점유율 24.91%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아 압도적인 1위의 위상을 다지게 된다.

KT는 인수합병으로 점유율을 늘려 몸집을 불린 뒤, 콘텐츠를 강화해 내실을 다지면서 경쟁사의 가입자까지 끌어모은다는 방침이다.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고 이달부터 올레tv를 통해 콘텐트를 공급하는 것도 이같은 전략이다. 경쟁사인 LG유플러스와 증강현실(VR) 콘텐츠를 서로 공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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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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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 "통신사 아닌 플랫폼 사업자돼야"



구현모 KT 대표이사는 지난달 임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침체, 산업간 융합 등 복잡한 환경 속에서 KT에 내실있는 변화,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면서 "통신사업자에 머물지 않고 통신에 기반을 둔 '플랫폼 사업자'로 바뀌어야 계속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KT는 통신업계의 맏형으로서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사업자에 대항하는 구심점 역할을 맡아야 데, 시장지배력 확대를 위해 되레 문을 열어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곽동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KT 같은 통신사업자가 플랫폼 사업자로 바뀌면서 서비스를 늘려나가는 것은 글로벌 트렌드에 비춰보면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선택"이라면서 "SK텔레콤 역시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서비스와 제휴하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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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이사.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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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해야 '범위의 경제' 가능"



전문가들은 통신 3사 모두 플랫폼 사업자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 전망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통신과 유료방송 사업은 물리적인 네트워크를 같이 사용하는 만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고, 글로벌 OTT 서비스는 경쟁사와 가입자 유치 경쟁에 꼭 필요한 요소"라면서 "KT의 방향성이 통신업계 전체의 흐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통신사업자에게는 가입자 수를 늘려 수익을 창출하는 규모의 경제보다, 네트워크라는 하나의 자산을 활용해 통신·미디어·OTT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범위의 경제를 실현하는 게 더 실익이 크다"면서 "통신 3사 모두 미국의 아마존처럼 플랫폼 사업으로 변모해 범위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사업 가치를 확대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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