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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코로나19 쇼크'에 글로벌 제약사 2분기 매출도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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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에 일반 환자 병원행 줄자 빅파마 76% 실적 부진
화이자·J&J·로슈 매출 10% 이상 감소… 엘러간 품은 애브비 선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대형 제약사 대부분의 2분기 실적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바이오 매출액 글로벌 상위사들은 전부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아낌없는 자금 지원을 선언한 가운데, 지난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매출액 대부분을 차지하는 의약품 처방에 공백이 생기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조선비즈

주요 글로벌 상위 제약사의 올해 2분기 매출 전년 대비 증감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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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 시각)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글로벌 매출 상위 제약사 13곳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 2분기 총 매출액은 1300억5900만달러(약 155조원)로 전년동기 1358억2900만달러(약 162조원)대비 4.3% 감소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존슨앤드존슨(J&J), 로슈, 화이자, 노바티스, 머크앤컴퍼니, GSK, 사노피, 애브비, 다케다제약, 아스트라제네카, 암젠, 일라이릴리, 길리어드사이언스다. 이 중 78%인 10곳의 2분기 매출 규모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줄었다. 특히 매출액 상위사인 J&J, 로슈, 화이자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0% 이상 줄었다.

화이자의 실적이 가장 큰 폭으로 부진했다. 화이자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18억100만달러(약 14조원)로 전년동기 132억6400만달러(약 15조8000억원)보다 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2% 줄어든 34억2600만달러(약 4조원)에 그쳤다.

화이자는 코로나19 사태 외에도 간판제품의 특허만료와 사업부 분할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매출부진을 초래했다. 항경련제 리리카(성분명 프레가발린)의 작년 미국 특허만료 여파 등으로 2분기 업존 매출 규모가 32% 급감하면서 전체 매출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업존은 특허만료의약품과 제네릭 등을 판매하는 독립법인이다.

이 밖에도 GSK 컨슈머헬스케어와 통합을 추진 중인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 매출이 집계되지 못한 것도 영향을 줬다.

존슨앤드존슨(J&J)은 2분기 매출이 작년 205억6200만달러(약 24조5000억원)에서 올해 183억3600만달러(약 21조8000억원)로 10.8% 줄었다. J&J의 경우 소비재 제품을 판매하는 컨슈머헬스 사업부와 의료기기 사업부 매출이 급감한 점이 매출부진의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제약사업부에서는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맵)와 심퍼니(성분명 골리무맵) 등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

스위스의 다국적 제약사 로슈는 상반기 순이익이 작년보다 5% 줄어든 85억 스위스프랑(약 10조9800억원)이라고 밝혔다. 매출액 역시 4% 감소한 293억 스위스프랑(약 37조8700억원)으로 2분기만 따지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0% 감소했다.

로슈는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 사업 부진을 꼽았다. 로슈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던 아바스틴, 허셉틴, 리툭산 등 의약품이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연달아 특허가 만료되며 매출손실로 이어졌다. 코로나19로 병원 진료 환자가 줄어든 것도 매출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로슈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의료기기의 수요가 줄었고 다발성경화증 치료제인 오크레부스, 황반변성 치료제인 루센티스 등의 매출도 떨어졌다.

반면 애브비, 아스트라제네카, 암젠 등 3곳은 코로나19 정국에도 호전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선방했다. 독보적인 실적 개선을 한 애브비는 올해 2분기 매출액이 104억2500만 달러(약 12조 4000억원)를 기록, 전년도 같은 분기의 82억5500만 달러(약 9조 8500억원)에 비해 26.3% 증가했다.

앞서 애브비는 지난해 6월 630억 달러(약 75조원)에 보톡스 치료제 개발사 엘러간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애브비는 인수 절차를 완료함에 따라 시판 중인 제품이 다양화되면서 두 회사 통합 매출은 약 500억 달러(약 59조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엘러간 인수에 따른 비용이 소요됨에 따라 7억4100만 달러(약 884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던 작년 2분기와는 달리 올해 2분기에는 7억3900만 달러 순손실(약 8819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선두권에 있는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는 2분기 매출 62억7500만 달러(약 7조 4800억원)로 전년 대비 8% 늘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 린파자(성분명 올리파립) 등 최근 새롭게 선보인 항암제들의 수요가 늘면서 실적 호조를 보였다.

암젠은 2분기 매출 62억600만달러(약 7조 4000억원)로 6% 증가했다. 암젠은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뉴라스타(성분명 페그필그라스팀) 등 간판제품 매출이 특허만료로 줄었지만,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칸진티, 오테즐라(성분명 아프레밀라스트), 이베니티(성분명 로모소주맙) 등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성공적인 방어전략을 펼쳤다는 평가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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