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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레바논 베이루트 대폭발

레바논 베이루트 참사, 질산암모늄 창고 폭발한 듯…트럼프는 "폭탄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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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4일(현지시간)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참사는 인화성 물질인 질산암모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알자지라방송 등이 보도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는 약 2750t의 질산암모늄이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6년간 보관돼 있었다”면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농업용 비료인 질산암모늄은 가연성 물질과 닿으면 쉽게 폭발한다. 2004년 4월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도 질산암모늄이 유출되면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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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의 대규모 폭발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베이루트|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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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베이루트 항구에서는 두 차례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 규모가 매우 커서 자동차들이 공중으로 치솟았고, 컨테이너와 화물용 철로가 구부러졌으며 항구 가까이에 있던 대형 선박이 찌그러질 정도였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폭발로 80명 가까이 숨지고 3700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는 밝혔다. 하지만 현장의 파괴 정도가 워낙 심각해, 정확한 사상자 규모를 파악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셸 아운 대통령은 베이루트에 2주 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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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고 자욱한 연기가 이웃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번졌으며 사고 몇 시간이 지나도록 화재가 이어져 소방헬기들이 진화에 투입됐다. 타스통신은 지질학자를 인용, 이번 폭발의 충격은 진도 4.5의 지진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항구에서 떨어져 있는 베이루트 시내의 건물들까지 흔들려 유리창들이 깨져나갔고, 소셜미디어에는 당시의 충격을 담은 사진과 영상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현지 방송들은 병원과 약국으로 달려간 부상자들의 소식과 함께, 헌혈을 호소하는 안내방송을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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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 항구가 4일(현지시간) 폭발로 폐허처럼 변해 있다.  베이루트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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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가 테러 등 의도적인 공격에 따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시 이 폭발을 ‘끔찍한 공격’으로 규정하며 미군은 일종의 폭탄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베이루트 참사를 언급하며 “끔찍한 공격으로 보인다, 일종의 폭탄이었다”고 말했다. 공격이라 보는 근거에 대해서는 “폭발에 근거해 볼 때 그렇다”며 “(미군) 장성들을 만났더니 그들이 그런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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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대규모 폭발이 일어난 베이루트 항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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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주장은 레바논 당국이 발표한 사고 원인이나 정황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질산암모늄이 화약 등 무기제조의 기본원료로 사용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레바논 당국은 아직까지 폭탄 공격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밝힌 바 없다. 미군 당국자조차 공격이라는 정보를 “들은 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사실상 부인했다.

레바논은 코로나19에 따른 극도의 경제 침체와 전력난, 물가상승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참사가 일어나자 하마드 하산 보건장관은 국제사회에 긴급 지원을 호소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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