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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드래건(용)이 살아나고, 주변 소음은 동물이 내는 소리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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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유인캡슐 '크루 드래건' 시험비행 우주비행사 기자회견

연합뉴스

'크루 드래건' 엔데버호를 바다에서 건져내 해치를 여는 장면
[NASA/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대기권에 진입하자마자 드래건(용)은 정말로 살아났다. …주변에서 들리는 소음은 기계 소리가 아니라 동물이 내는 소리 같았다."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첫 유인 캡슐 '크루 드래건'의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더그 헐리(53)와 로버트 벤켄(50)이 4일(미국 현지시간) 민간 우주 운송시대를 열 크루 드래건 탑승 소감을 털어놓았다.

두 우주비행사는 NASA 전통대로 지구 귀환 이틀 만에 휴스턴의 존슨우주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속 2만8천163㎞로 대기권을 통과할 때 캡슐의 진동과 주변의 소음 등으로 마치 용의 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했다. 회견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벤켄은 "대기권에 진입하자마자 드래건은 정말로 살아났다. 스러스터(추력발생장치)가 가동돼 착수 목표 해역을 향하도록 했고, 주변 대기에서도 소음을 만들기 시작했다"면서 "선체 외부에서 우르릉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선체 조종을 시도할 때마다 몸이 약간은 춤추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러스터와 대기가 만들어내는 소리가 어우러지면서 주변의 소음은 기계 소리가 아니라 동물이 내는 소리 같았다"고 했다.

또 하강 과정에서 전력시스템을 실은 캡슐 하단부의 '트렁크'를 떼어내고 낙하산을 펼치는 등 필요한 절차를 진행할 때 "마치 야구방망이로 앉아있는 의자를 뒷부분을 '쿵'하고 때리는 것과 흡사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헐리와 벤켄은 대기권을 뚫고 착수하는 과정에서 지구 중력의 4.2배에 달하는 중력에 노출됐다.

연합뉴스

기자회견 중인 우주비행사 벤켄(왼쪽)과 헐리
[NASA TV/AP=연합뉴스]



헐리는 캡슐이 시속 24㎞로 멕시코만 바다에 착수할 때 "상당히 강한" 느낌을 받았으나 이는 예견하고 있었던 것이라면서 "이번 임무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뮬레이터로 하는 것처럼 진행됐으며, 모든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사태는 없었다"고 했다.

그는 또 캡슐의 창문이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그을려 주변에 민간 선박이 모여든 것은 알지 못했다면서 "캡슐 밖에 햇살이 비치고 있다는 것 외에는 알 수 없었다"고 했다.

크루 드래건은 헐리와 벤켄이 수행한 유인 시험비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NASA의 공식 평가와 인증이 끝나는 대로 이르면 9월 말부터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오가는 우주비행사를 수송하는 실제 임무에 나서게 된다.

내년 봄으로 예정된 비행에서는 이번에 투입된 캡슐을 재정비해 활용하는데, 벤켄의 부인인 메건 맥아더가 NASA 우주비행사로 참여한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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