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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군대 썰, 아재들만 신난다? 천만에 그 썰에 390만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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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유튜브 조회수 390만 회를 넘어선 채널 '미션 파서블'의 영상. 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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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아무것도 안 주겠어’ 하면서 배 타고 섬에 들어가는데요. 밥은 안 주고 식사 시간 내내 선착순 달리기만 시켜요. 아무것도 못 먹고 물도 없고 날은 춥고 너무 힘들었어요. 19주 동안 훈련받으면서 몸은 완벽하게 만들어졌는데 밥을 안 주니까 진짜 죽겠더라고요.”

한 남성이 고된 군 훈련으로 악명 높은 이른바 ‘생식주’를 회상하는 유튜브 영상이 5일 오전 기준 390만 번 조회됐다. 생식주는 4박 5일 동안 음식 제공 없이 진행되는 훈련이라고 한다. 유튜브 채널 ‘미션 파서블’에 출연하는 유튜버 ‘에이전트 H’(활동명) 얘기다. 에이전트 H는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출신이다. 프로젝트 H는 무수면 훈련이 진행되는 ‘지옥주’에 대한 영상도 공개했는데 이 영상은 160만 번 재생됐다. 그는 해당 영상에서 “지옥주 동안에는 잠을 안 자고 군복·군화도 벗지 않는다”며 “훈련을 마치고 군화를 찢었더니 발톱 10개가 다 빠져있었다”고 회상했다.



700만 회도…군 관련 영상 유튜브서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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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주 관련 얘기를 하는 유튜버 '에이전트 H'. 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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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브에서 군대 관련 영상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전단 대원(UDT) 관련 영상이 인기다. UDT/SEAL 출신으로 알려진 유튜버 ‘김계란’ 등이 출연하는 ‘피지컬 갤러리’는 구독자 수가 235만 명에 이른다. 특히 최근엔 일반인이 UDT 관련 무사트(MUSAT : Multi UDT/SEAL Assaulting Tactics) 훈련 과정을 체험하는 ‘가짜사나이’ 시리즈가 회당 조회수가 낮게는 200만 회, 높게는 700만 회를 넘어서며 화제다. 해당 시리즈에서 교관으로 출연한 에이전트 H 등 특수부대 출신 유튜버도 덩달아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군대 영상이 인기를 끌자 방송사들도 가세하고 있다. KBS 다큐멘터리 유튜브 채널과 EBS 다큐멘터리 유튜브 채널은 UDT 관련 다큐멘터리를 최근 각각 공개했다. 각 영상은 조회 수 수십만회를 넘어섰다. 이런 영상에는 “힘들 때마다 보러 온다” “엄청난 훈련이다. 나도 열심히 살겠다”는 식의 댓글이 달린다. 한 네티즌은 “인생에서 필요한 건 정신력밖에 없구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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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H가 UDT 관련 경험을 털어놓은 영상은 "군대 썰을 풀다가 혼자 신난 아재가 자주 등장한다. 시청자의 양해 바란다"는 문구가 처음에 등장한다. 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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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힘든 2030, 영상으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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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기준 조회 수 760만 회를 넘어선 '가짜사나이'. 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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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군 관련 유튜브 콘텐트의 인기에 대해 “주로 젊은 층이 영상을 소비한다고 고려했을 때 자신의 현실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극제로 삼는 것 같다"고 해석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달 등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자주 느끼는 젊은 세대가 나보다 힘겨워 보이는 이들을 보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꿋꿋이 이겨내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열악한 상황에 놓인 이들을 영상을 통해 간접 경험하며 ‘저렇게 힘들 수도 있구나’ ‘아무리 힘들어도 이겨내자’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취업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불확실한 상황에 있는 젊은이들이 군 관련 콘텐트로 힘과 위로를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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