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방위 위배 논란에도 의욕…"정치적 유산으로 삼으려는 것"
아베 총리는 자민당이 검토를 제안한 적 기지 공격능력에 대해 "제안을 받아들여 확실히 새로운 방향을 도출해 신속히 실행해 간다"고 총리관저 기자단에 전날 밝혔다.
눈 감은 일본 아베 총리 |
앞서 자민당은 전날 오전 정조심의회를 열고 미사일 방어 검토팀이 정리한 제안을 승인했고, 같은 날 오후 검토팀의 좌장인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전 방위상 등이 아베 총리에게 공식 제안했다.
자민당이 제안한 미사일 방어의 골자는 헌법의 범위, 전수방위 원칙하에서 '상대 영역 내에서도 탄도미사일 등을 저지하는 능력'을 보유하자는 것이다.
선제타격 능력을 보유하려고 한다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적 기지 공격능력'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에 한정하는 미사일 방어에서 벗어나 적의 영역에서 미사일 발사를 저지한다고 했기 때문에 사실상 같은 의미로 평가된다.
오노데라 전 일본 방위상 |
아베 총리는 오노데라 전 방위상이 제안 내용을 설명하자, "억지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혼잣말처럼 말했다고 한다.
자민당의 제안 직후 아베 총리가 주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열렸다.
자민당 검토팀의 관계자는 아사히에 "총리의 의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월 18일 기자회견에서도 육상 배치 미사일 방어체계인 '이지스 어쇼어' 사업 중단 이후 자민당 내에서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에 대해 "정부에서도 새로운 논의를 해가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적 기지 공격능력의 보유는 일본 평화헌법에 근거한 전수방위 원칙에 위배된다는 논란을 피할 수 없다.
방위성은 올해 방위백서에서 "전수방위는 상대로부터 무력공격을 받았을 때 처음으로 방위력을 행사하고, 그 양태도 자위에 필요한 최소한에 그치며, 보유하는 방위력도 필요·최소한으로 한정하는 등 헌법 정신에 따른 수동적 방위전략의 자세"라고 규정했다.
일본 방위백서에 게재된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사진 |
그런데도 아베 총리가 능동적 방위 개념인 적 기지 공격능력에 의욕을 보이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게 아사히신문의 분석이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아사히에 "총리는 이전부터 '타격력으로 억지력 강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헌법 개정도, 북방영토(쿠릴 4개 섬의 일본식 표현) 반환도 성과가 없다. 적 기지 공격능력을 정권의 레거시(정치적 유산)로 삼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문제 등으로 아베 정권의 지지율이 급락했고, 연립 여당인 공명당도 반대 입장이어서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 추진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망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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