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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가글액, 코로나에 효과있다” 오사카 지사 한마디에 매진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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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글하니 타액 코로나 검출양 줄어"

기자회견 10분만에 약국서 동 나

전문가 "예방효과 검증 안돼"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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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가 4일 기자회견에서 포비돈요오드가 들어간 가글액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하자, 약국의 가글액이 모두 매진됐다. [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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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글액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

일본 오사카부(大阪府) 지사가 기자회견에서 한 이 한마디에 일본 내 약국에서 가글액이 동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4일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부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가글액 10여종을 들고 나왔다. 모두 시중에서 파는 제품이었다.

요시무라 지사는 “거짓말 같은 진짜 이야기”라면서 “포비돈요오드가 들어간 가글액을 사용함으로써 코로나19 환자의 코로나바이러스가 줄어든다는,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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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가 4일 기자회견에서 포비돈요오드가 들어간 가글액을 들어보이며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TBS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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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부립병원기구 오사카 하비키의료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증상이 경미한 환자 41명 중 25명에게 하루 4번, 나흘간 가글을 하도록 했더니, 타액 속에서 검출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양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가글액을 사용하지 않은 그룹은 첫날 검사 결과 양성율이 68.8%에서 4일 때엔 40%로 줄어든 반면, 가글액을 사용한 그룹은 56%에서 9.5%로 감소 폭이 더 컸다는 얘기다.

이 같은 지사의 기자회견에 시중 약국에선 포비돈요오드가 들어간 가글액이 모두 동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트위터에는 “뉴스 보도 이후 가글약은 전부 매진됐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사진이 올라왔다. TBS 뉴스는 “오사카 지사의 기자회견 뒤, 문의가 쇄도해 10분~15분 사이에 전부 매진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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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가 4일 기자회견에서 포비돈요오드가 들어간 가글액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하자, 약국의 가글액이 모두 매진됐다. [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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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자회견 후 전문가들로부터 “잘못 사용했다가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감염이나 중증화를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오사카 지사가 의욕이 넘쳐 실수한 것 같다”(마이니치 신문)는 지적도 나왔다. 타액 속의 바이러스가 줄어들 뿐이지, 체내의 바이러스가 줄어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게 검증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다카도리게 도시오(高鳥毛敏雄) 간사이대 교수(공중위생학)는 마이니치 신문에 “예방할 수 있다고 과신하면 해가 될 수 있다”면서 건강한 사람을 포함해 폭넓게 사용하는 데 대해 경계했다.

소동이 커지자 요시무리 지사는 진화에 나섰다. 요시무라 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오해가 없도록 말씀드리자면, 가글액으로 코로나 예방 효과가 있다는 건 아니다. 확인된 것은 타액 속의 코로나바이러스를 감소시켜, 타액 검사의 음성화를 가속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선 지난 3월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자 마스크뿐 아니라 두루마리 휴지, 쌀 등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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