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7 (금)

금값, 사상 처음 2000달러 뚫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코로나 영향 안전자산 선호

달러 약세 겹쳐 계속 오를 듯

연내 최대 3000달러 전망도

[경향신문]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제 금값이 사상 최초로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데다 달러 약세가 겹치면서 금값은 하반기에 더 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올해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1.7%(34.70달러) 오른 20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이 종가 기준으로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약 32% 올랐다. 올해 초(1월6일) 온스당 1562달러였던 금은 지난달 24일 1891.90달러로 오르며 2011년 8월22일 세웠던 최고가 기록을 깬 지 약 일주일 만에 2000달러 선까지 넘어섰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안전자산인 금을 사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 투자도 역대급 기록을 이어가는 중이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지난달 24일까지 세계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보유량은 3751t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상반기에만 금 상장지수펀드(ETF)에 734t이 유입됐다. 금액 기준으로 395억달러로 연간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미 달러 약세 우려가 커지고 미국 국채 수익률도 낮아지면서 금 쏠림 현상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워싱턴 정가가 더 많은 경기부양안을 승인할 것이라는 예상이 금값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의회가 코로나19 경제 침체를 완화하기 위한 다섯번째 추가 경기부양책을 논의하면서 달러 가치 하락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시중에 달러화가 더 풀리면 달러의 가치는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금의 가치가 높아진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가치(달러인덱스)는 올해 고점이었던 3월19일(103.6)에 비해 10% 가까이 하락한 93 선을 오갔다. 블룸버그는 “지난 100년간 미국 달러와 미 국채는 거의 항상 금보다 매력적인 투자처였지만, 기준금리가 ‘제로’(0) 수준으로 떨어진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도 금값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골드만삭스그룹은 2300달러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증권은 2500~3000달러를, RBC캐피털마켓은 3000달러를 각각 예상하고 있다. RBC는 보고서에서 “여러 위기,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금은 ‘안전한 피난처’로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전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도 금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시장의 오름세에 5일 국내 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31% 오른 7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돈(3.75g) 기준으로는 29만6250원이다. 국내 금값은 지난달 17일 1g당 7만원선에서 열흘 뒤인 28일 8만1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찍은 뒤 숨고르기 양상을 보여왔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유동성이 더 풀리면서 기존 통화에 대한 불신이 금에 투영되고 있는 데다, 미국 이자가 ‘제로’가 되고 유럽,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로 가면서 이자와 배당이 없는 금의 결점은 줄어들고 금의 상대적 매력이 커진 것”이라며 “과거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다 조정받을 때도 금은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금은 생각보다 많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