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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긴 장마에 표정 갈린 가전제품.. 제습기 '웃고' 에어컨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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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실내여가 활동 늘어나
제습기 매출 작년보다 50% 증가


파이낸셜뉴스

지난달말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 제습기가 진열돼 있다. 뉴스1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직원들이 '무풍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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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장마가 예고된 가운데 최근 몇년 간 성장세가 꺾였던 제습기가 올해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제습 가전 3종이 장마철 특수를 누리고 있다. 반면, 여름철 가전 대장인 에어컨은 판매가 뚝 떨어져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5일 기상청 및 가전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오는 13일까지 계속돼 역대 최장인 51일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온다습한 장마 덕분에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일주일간 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된 제습가전 3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평균 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의류관리기가 110%, 건조기 60%, 제습기는 20%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트에서도 지난 주말(1~2일) 제습기 매출이 6배 급증했다.

국내 제습기 시장은 지난 2013년 130만대 규모까지 성장하다가 수년간 마른 장마와 폭염이 이어지면서 지난해는 20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물을 제대로 만난 제습기 시장은 전망치인 20만대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독 긴 장마로 후텁지근한 날씨가 길어진 데다 코로나19로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제습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끈적한 환경을 뽀송하게 만들어주는 가전에 대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여름철 필수 가전이 된 에어컨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G마켓에서는 지난달 에어컨 판매가 59% 감소했다. 스탠드 에어컨은 81%, 멀티 에어컨은 18% 판매량이 줄었다. 전자랜드에서도 에어컨은 33% 판매가 쪼그라들었다.

제습기 성능 강화에 집중하는 중소기업과 달리 대기업들은 다른 제품에 제습을 부가 기능으로 포함시키는 하이엔드 전략을 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시장 흐름에 맞춰 과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판매하던 제습기를 2017년 단종시킨 바 있다. 대신 에어컨,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에 제습 기능을 넣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습기를 별도로 사용하지 않고 에어컨과 의류관리기 만으로 충분한 제습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다만 아직 많은 소비자들이 이같은 성능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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