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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아시아나-현산 매각 무산 수순…국유화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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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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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 요구를 거부하면서 인수·합병(M&A)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M&A 무산시 아시아나항공은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급한 불을 끈 뒤에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하에서 구조조정 작업을 거쳐 제3자 재매각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지난 3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12주간의 재실사를 서면으로 요청한 것은 인수 진정성은 없으면서 단지 거래 종결을 지연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닌지 판단하고 있다"며 "수용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현산이 금호산업과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12주간 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에 대한 대답이다.

최 부행장은 "금호산업에 따르면 현산이 인수·합병(M&A) 과정 동안 7주간 충분한 실사와 6개월 인수 활동에도 통상적인 M&A 절차를 넘어서는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수많은 M&A를 경험했지만 당사자 면담 자체가 조건인 경우는 처음"이라며 "현산이 계속 기본적인 대면 협상에도 응하지 않고 인수 진정성에 대한 진전된 행위를 보이지 않는다면 인수 무산이 현재로선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수가 전제된다면 인수 후 영업 환경 분석 및 재무구조 분석을 위한 제한적인 범위에서 논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지난달 러시아를 끝으로 해외 기업결합신고가 끝나 거래 종결을 위한 선행 요건이 충족된 만큼 이달 12일부터는 금호산업이 계약 해제권을 갖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HDC현산 측은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HDC현산 관계자는 "내용 파악 중이며 준비된 공식입장은 없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사실상 무산 수순으로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최 부행장도 "수많은 인수합병(M&A)을 경험했지만 당사자 면담 자체가 조건인 건 처음"이라며 "HDC현산 측이 대면협상에 응하지 않고, 인수진정성에 대한 진전된 행동을 보이지 않으면 현재로선 인수 무산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채권단은 매각 무산에 따른 '플랜B'를 이미 마련한 상태다.

최 부행장은 "인수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플랜B 준비는 당연하다"며 "아시아나항공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동성 지원이나 영구채 주식전환 등 채권단 주도 경영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경영안정 후 LCC(저비용항공사) 분리 매각 등 구체적인 관리방안은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영구채 외 다른 대출채권의 출자전환 여부나 규모, 금호산업 측의 감자 등 구체적인 플랜B의 내용에 대해선 "추후 밝히겠다"고 했다.

한때 제기됐던 국유화에 대해서는 정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 새 인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국유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확보하면 우선 고강도 구조조정부터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계열사 분리 매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런 다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새 주인 찾기에 나서는 것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6개 자회사를 통매각하려 했던 기존 계획을 바꿔 이들 자회사를 우선 분리 매각해 덩치를 줄이는 안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하다"라고 말했다.

seb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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