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삼성면·영덕 강구면 등 상습피해 지역 또다시 잠겨
부산 지하차도 침수는 2014년 우장춘로 사고와 판박이
지대 낮은 강남역·KTX 천안아산역 일대도 매년 '불안'
[※ 편집자 주 = 기후 변화에 따른 여름철 게릴라성 폭우 피해가 해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장마가 40여일 넘도록 지속된 올해도 남부에서부터 중부에 이르기까지 전국 곳곳이 국지성 호우 피해로 온통 물난리를 겪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되풀이 되는 수해 실태를 살펴보고 전문가 진단을 곁들인 방재 대책을 모색하는 기획(3편)을 마련했습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올 여름 한반도를 기습한 '게릴라성 폭우'가 전국을 강타했다.
40여일간 남부에서 중부지역을 오르내리며 쉴새 없이 쏟아낸 물폭탄에 전국의 도심은 물론 산간, 농촌 모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수마가 할퀴고 간 지역은 어김없이 쑥대밭이 된 가운데 자연재해와 인재 여부를 떠나 수년마다 반복되는 물난리에 주민들의 고통과 한숨은 날로 커져만 간다.
충북 음성군 삼성면은 지난 2일 오전 인근 소하천 수위가 상승하면서 하수관이 역류, 시가지가 물에 잠기는 아찔한 상황에 처했다. 시내버스 터미널 주변 상가 40여곳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해 2시간여만에 가구와 가전이 흙탕물에 둥둥 떠다닐 정도로 심각했다.
2017년에도 장마철 피해를 본 주민들은 "삼성면이 상습 침수지역인데도 당국이 제때 하천 정비를 하지 않아 또다시 물난리가 났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맨홀 뚜껑이 열려 하수가 역류했고 사람 발목 높이만큼 차오른 흙탕물이 인도를 뒤덮었다. 지나던 차량의 타이어가 물에 잠겨 일대 교통이 한때 마비됐다.
지대가 낮은 강남역 일대는 2010년과 2011년 집중 호우시에도 물바다로 변해 한바탕 홍역을 치른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에 앞선 지난달 30일. 대전에 쏟아진 물 폭탄에 아파트 2동이 물에 잠겼다.
50대 한 주민은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30여년 전에 건립된 이 아파트로 야산의 빗물이 쏟아져 내려온 데다 인근 하천물이 하수관을 타고 역류하면서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한 때문이다.
이번 긴 장마전선의 초입 때인 지난달 23일 부산에서는 게릴라성 폭우로 3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시간당 80㎜가 넘는 폭우에 만조 시간까지 겹쳐 도심이 물바다로 변했고 갑자기 불어난 물이 지하차도를 뒤덮으면서 차들이 대피를 하지 못해 일어난 사고였다.
차에서 빠져나온 피해자들은 지하차도 천장 가까이 들어찬 물을 미처 피하지 못해 변을 당했다.
초량 제1지하차도는 폭우가 올 때마다 물이 차는 상습 침수지역이지만, 사고 발생 당시까지 지하차도는 통제되지 않았고 설치된 배수펌프 3개는 물을 빼내기에 역부족이었다.
이 사고는 2014년 8월 25일 시간당 최대 130㎜의 비가 내려 침수된 동래구 우장춘로 지하차도에서 2명이 침수된 차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사고와 판박이여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달 23∼24일 침수피해로 주택 70채가 물에 잠기는 사고가 난 경북 영덕 강구면 오포리는 2018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내리 3년 연속으로 수해를 입었다.
주민들은 "침수 피해가 났으면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군에서 준비해둔 배수펌프조차 제때 가동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들은 2018년 1월 포항역에서 영덕역 구간을 잇는 동해선 철길이 개통한 이후 철길이 물을 가두는 댐 역할을 해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기습 폭우로 물바다를 이룬 KTX 천안아산역 인근과 서북구 이마트 앞 도로 등도 침수 피해를 피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또 신방동 홈플러스 앞 지하차도는 물에 잠겼을 뿐 아니라 이 일대 도로 위 차들도 불어난 물에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연출됐다.
2017년 7월에 이어 3년만에 똑같은 상황이 재연된 것이다.
최근 큰 인명 피해를 낸 경기 가평 펜션과 평택 반도체장비 부품공장 매몰사고 역시 이들 건물이 산 비탈진 곳이나 야산 바로 밑에 위치한 탓에 물폭탄으로 지반이 약화한 비탈면의 붕괴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결국 평택시는 4명의 사상자를 낸 이 사고와 관련, 공작물축조 신고를 하지 않고 경사면에 옹벽을 세운 건축주를 건축법 위반 혐의로 고발키로 했다.
msh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전국종합=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올 여름 한반도를 기습한 '게릴라성 폭우'가 전국을 강타했다.
40여일간 남부에서 중부지역을 오르내리며 쉴새 없이 쏟아낸 물폭탄에 전국의 도심은 물론 산간, 농촌 모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수마가 할퀴고 간 지역은 어김없이 쑥대밭이 된 가운데 자연재해와 인재 여부를 떠나 수년마다 반복되는 물난리에 주민들의 고통과 한숨은 날로 커져만 간다.
물바다 된 아파트에서 빠져나오는 가족 |
충북 음성군 삼성면은 지난 2일 오전 인근 소하천 수위가 상승하면서 하수관이 역류, 시가지가 물에 잠기는 아찔한 상황에 처했다. 시내버스 터미널 주변 상가 40여곳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해 2시간여만에 가구와 가전이 흙탕물에 둥둥 떠다닐 정도로 심각했다.
2017년에도 장마철 피해를 본 주민들은 "삼성면이 상습 침수지역인데도 당국이 제때 하천 정비를 하지 않아 또다시 물난리가 났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서울 전역에 호우 특보가 내린 지난 1일 강남역 일대 일부가 또다시 물에 잠겨 한때 아수라장이 됐다.
맨홀 뚜껑이 열려 하수가 역류했고 사람 발목 높이만큼 차오른 흙탕물이 인도를 뒤덮었다. 지나던 차량의 타이어가 물에 잠겨 일대 교통이 한때 마비됐다.
지대가 낮은 강남역 일대는 2010년과 2011년 집중 호우시에도 물바다로 변해 한바탕 홍역을 치른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에 앞선 지난달 30일. 대전에 쏟아진 물 폭탄에 아파트 2동이 물에 잠겼다.
이날 오전 4시부터 1시간 동안 100㎜가 넘게 쏟아진 폭우로 서구 정림동 코스모스아파트(총 235가구) 2개 동 1층 28가구가 침수되고 주차 차량 78대가 완전히 물에 잠겼다.
50대 한 주민은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30여년 전에 건립된 이 아파트로 야산의 빗물이 쏟아져 내려온 데다 인근 하천물이 하수관을 타고 역류하면서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한 때문이다.
영덕 오포리 수해 복구 |
이번 긴 장마전선의 초입 때인 지난달 23일 부산에서는 게릴라성 폭우로 3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당일 오후 10시 18분께 부산 중앙대로~충장대로를 연결하는 길이 175m, 왕복 2차로의 '부산 초량 제1지하차도'가 침수돼 50·60대 남성 2명과 20대 여성이 숨졌다.
시간당 80㎜가 넘는 폭우에 만조 시간까지 겹쳐 도심이 물바다로 변했고 갑자기 불어난 물이 지하차도를 뒤덮으면서 차들이 대피를 하지 못해 일어난 사고였다.
차에서 빠져나온 피해자들은 지하차도 천장 가까이 들어찬 물을 미처 피하지 못해 변을 당했다.
초량 제1지하차도는 폭우가 올 때마다 물이 차는 상습 침수지역이지만, 사고 발생 당시까지 지하차도는 통제되지 않았고 설치된 배수펌프 3개는 물을 빼내기에 역부족이었다.
CCTV로 본 부산 지하차도 침수 모습 |
이 사고는 2014년 8월 25일 시간당 최대 130㎜의 비가 내려 침수된 동래구 우장춘로 지하차도에서 2명이 침수된 차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사고와 판박이여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달 23∼24일 침수피해로 주택 70채가 물에 잠기는 사고가 난 경북 영덕 강구면 오포리는 2018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내리 3년 연속으로 수해를 입었다.
주민들은 "침수 피해가 났으면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군에서 준비해둔 배수펌프조차 제때 가동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들은 2018년 1월 포항역에서 영덕역 구간을 잇는 동해선 철길이 개통한 이후 철길이 물을 가두는 댐 역할을 해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기습 폭우로 물바다를 이룬 KTX 천안아산역 인근과 서북구 이마트 앞 도로 등도 침수 피해를 피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또 신방동 홈플러스 앞 지하차도는 물에 잠겼을 뿐 아니라 이 일대 도로 위 차들도 불어난 물에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연출됐다.
2017년 7월에 이어 3년만에 똑같은 상황이 재연된 것이다.
최근 큰 인명 피해를 낸 경기 가평 펜션과 평택 반도체장비 부품공장 매몰사고 역시 이들 건물이 산 비탈진 곳이나 야산 바로 밑에 위치한 탓에 물폭탄으로 지반이 약화한 비탈면의 붕괴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결국 평택시는 4명의 사상자를 낸 이 사고와 관련, 공작물축조 신고를 하지 않고 경사면에 옹벽을 세운 건축주를 건축법 위반 혐의로 고발키로 했다.
ms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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