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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진중권 "한동훈 내쫓기 작전, 방통위원장은 알고있었단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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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8년 4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한동훈 당시 3차장 검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중간 발표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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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 변호사가 지난 3월 31일 MBC의 채널A 기자와 검사장 간 유착 의혹 첫 보도 직전 정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한동훈을 내쫓을 보도가 곧 나갈 것”이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5일 오후 10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3월 31일) MBC 보도를 전후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이미 지OO(제보자X)-최강욱-황희석의 ‘작전’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이는 이날 오전 권경애(55·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가 “MBC의 한동훈과 채널A 기자의 녹취록 보도 몇 시간 전에 한동훈은 반드시 내쫓을 거고 그에 대한 보도가 곧 나갈 거니 제발 페북을 그만두라는 호소(?) 전화를 받았다”고 폭로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나온 말이다.



권경애 변호사 “MBC의 한동훈과 채널A 기자의 녹취록 보도 몇 시간 전에 전화 받았다”



권 변호사는 “매주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시는, 방송을 관장하는 분”이라며 “이명박근혜 시절에도 없던 압박과 공포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다행히 침묵하던 진중권 교수가 전면에 나서서 거대한 바리케이트가 되어 주었다”며 “진 교수의 전투력으로 공포감은 차츰 완화되었다”고 덧붙였다.

권 변호사와 함께 현 정부를 비판하던 인사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권 변호사에 압박성 전화를 종종 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현직 검사도 “3월 31일 MBC 보도가 나간 뒤 한 위원장이 채널A 사건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고, 이를 주변에 말하고 다녔다는 얘기가 4월 초까지 이어졌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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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달 2일 서울 강남구 최인아 책방에서 열린 경제사회연구원 세미나에서 '한국사회를 말한다 : 이념·세대·문화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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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전 교수는 “한 위원장은 ‘(MBC와) 통화를 한 것이 보도 이후’라고 하나, 3월 31일 MBC 보도에는 아직 한동훈 검사장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라며 “그(한동훈)의 얘기가 나오는 것은 4월 2일 보도로, 거기서도 이름은 익명으로 처리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데 벌써 ‘한동훈 쫓아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이는 방송통신위원장, 열린민주당 대표이자 의원(최강욱), 같은 당의 최고위원(황희석)이 한동훈을 쫓아내는 ‘작전’을 공유했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적었다.



진중권 “방통신위원장과 최광욱, 황희석이 ‘작전’ 공유했다”



실제로 3월 22일 황희석 최고위원은 최강욱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이제 둘이서 작전에 들어갑니다”라고 밝혔다. 제보자X도 해당 글을 공유하며 “부숴 봅시다! 윤석열 개검들!!”이라고 적었다. 제보자X는 이번 수사에서 참고인과 피의자 자격으로 세 차례 조사를 받았으며, 당시 황희석 위원이 변호를 맡았다.

진 전 교수는 “결국 이 공작에 한상혁 방통위원장,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에 이어 서울중앙지검 간부까지 가담했다는 얘기”라며 “그리고 거기에 MBC가 동원되고, KBS가 이용됐다. 특히 MBC의 경우 이 공작을 위해 매우 치밀한 함정취재의 계획까지 세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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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X가 지난 5월 공유한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페이스북[사진 페이스북]


이어 “그뿐 아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이 공작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어 있다. 심지어 이 일로 헌정사상 두 번째로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했으니까”라며 “이 과정에서도 법무부의 문안이 사적 루트로 최강욱-최민희에게 누출되는 이상한 사고도 일어났다. 엄청난 사건”이라고 썼다.

한 위원장은 중앙일보 취재에 대해 “권 변호사가 올린 페이스북 글에 틀린 내용이 있어서 한 차례 통화한 적은 있지만 MBC 보도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었다”며 “그 통화도 MBC의 해당 보도가 나간 이후에 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MBC 측은 보도 전에 여론화 시켜 달라는 취지로 정치권에 전달됐기 때문에 결탁이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건을 보도했던 MBC 장인수 기자는 이날 자사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제보자X가 이 자료를 열린민주당 측에 2월 27일인가 경에 갖다 준다”고 밝혔다. 사회자가 “왜 갖다 줬어요”라고 묻자 “MBC 보도가 나가면 의미가 있는 건데 묻히지 않도록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취지)”고 답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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