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의 맛 메밀향막국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 강남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대치동 은마상가. 외국인을 위한 서울시 관광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있을 정도로 큰 규모의 시장이다. 은마상가는 내부가 거의 미로에 가까운 복잡한 구조로 이뤄져 있어 다닥다닥 붙은 매장들 사이를 다니며 장을 보는 맛, 숨은 맛집 찾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다.
지하 매장에 위치한 작은 식당, 메밀향막국수는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과 동시에 바로 대기줄이 생긴다. 이곳의 가격은 물막국수 7000원, 회막국수 9000원으로 주변 시세에 비해 저렴하다. 입구에 쌓인 메밀 포대가 이야기하듯 직접 뽑는 면이 특징. 특히 자극적인 인공감미료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그렇다고 밍밍하지 않은 감칠맛 제대로인 양념장이 전매특허다. 물막국수가 더위에 지친 가슴 뻥 뚫어주는 사이다 같은 매력이라면, 가오리 무침 회 듬뿍 올라간 회막국수는 진한 맛과 오도독한 식감이 중독적이다. 한 그릇 푸짐하게 나오는 편인데도, 먹다 보면, 마지막 한 젓가락이 아쉬울 때가 있다. 때문에 이곳을 찾는 남자 손님들은 1000원 추가로 곱빼기를 주문하는 편이다. 따끈한 메밀차, 새콤하게 무친 생채는 메밀면과 딱 맞는 합. 그밖에도 비 오는 날엔 메밀 온면도 제격이다. 진하고 담백한 국물 맛이 끝내준다.
위치 서울 강남구 삼성로 212 은마상가 지하1층 운영 시간 11:00~20:00
▶자장면, 짬봉의 역사 공화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905년 인천공원 인근 화교 거주지에 생겨난 우리나라 최초 고급 중식당 산동회관이 바로 공화춘의 전신이다. 자장면 역사의 산역사 같은 공화춘의 음식을 강남에서도 맛볼 수 있다. 대표 메뉴인 자장면(7000원)은 듬뿍 얹은 짜장 소스 위에 올라간 달걀 프라이가 특징. 너무 짜지 않고 기름지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 공화춘의 특징. 남은 짜장 소스에 밥을 비벼 먹는 것도 꿀맛이다. 짜장만큼 인기인 공화춘 짬뽕(9000원)은 진한 고기 육수에 얼큰한 국물이 시원하다. 양파, 부추, 청경채 등 신선한 야채들의 식감과 얼큰한 국물 맛, 거기에 더해진 졸깃한 면발의 삼박자가 짬뽕 맛집을 인증한다. 중국집에 오면 자연스레 눈이 가는 탕수육과 군만두가 함께 나오는 세트(1만1000원) 메뉴가 인기다. 탕수육 외에 칠리새우, 크림새우 등 중국 요리를 맛보기로 먹을 수 있는 세트(1만3000원)도 있어 한두 명이 오붓하게 가서도 다양한 메뉴를 경험할 수 있다.
위치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517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지하 1층 운영 시간 10:00~20:00
▶전주 그 맛 그대로 베테랑 칼국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칼국수라는 이름을 달았다고 다 같은 칼국수가 아니다. 1977년 개업한 전주 유명식당인 베테랑 칼국수가 상경했다. 맛집 투어로 전주여행을 가본 사람은 베테랑 칼국수의 맛의 충격을 기억할 것이다. 냉면 그릇 가득 나오는 양에 우선 압도당하고, 달걀을 풀고 들깨, 김가루, 고춧가루가 듬뿍 올려 나오는 고명을 보면 일반 칼국수 모습과 완전 달라 놀랐던 그 칼국수(8000원). 시원한 국물 맛을 기대했다면 실망하겠지만 진한 스프를 먹는 듯, 면에 휘감긴 걸쭉한 양념을 함께 먹는 묵직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독특함이 있다. 면 역시 중면보다 약간 굵은 면으로 쫄깃해 입안으로 호로록 잘 넘어간다. 고소한 들깨 향이 향긋하고, 진한 국물의 풍미가 좋아 꽤 양이 많은데도 금세 한 그릇을 비워 낼 수 있다. 매콤한 맛의 쫄면(7000원)과 당면이 많이 들어간 부드러운 속의 얇은 피 만두(6000원) 역시 이곳의 인기 메뉴다. 3가지 단출한 메뉴지만 다 이유가 있는 법. 이렇게 삼총사를 다 먹어야 합이 맞는다.
위치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240 롯데백화점 지하 1층 운영 시간 10:00~20:00
▶기승전 쌀국수 하노이의 아침
에어컨 바람에 지쳐 따뜻한 국물이 필요할 때, 어제 달린 과음으로 속을 풀어주고 싶을 때, 그냥 배고플 때 하노이의 아침 쌀국수(1만 원~1만5000원대)가 떠오른다. 국수의 찰진 면발도 좋지만, 속이 편해 부담 없고 시원한 국물 맛에 더해지는 이국적인 향은 여행의 설렘을 연상케 한다. 한두 수저로 맛을 보며 속을 다스려 준 후 갈색빛 연하게 도는 차돌 양지 고기를 새콤하게 저민 양파에 돌돌 말아 한입 가득 입에 넣는 그 순간은 그야말로 행복이다. 이럴 때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시장기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바삭한 스프링 롤(1만5400원)이나 소이 소스에 볶아낸 공심채 볶음(8000원)을 곁들이면 어떨까. 식사에서 어느새 술상으로 바뀌는 건 순식간. 이곳의 음식들은 긴 수다에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안주가 된다. 국가별 에일 생맥주도 판매한다. 스트레스 받은 날엔 스리라차 소스를 듬뿍 넣어 매콤하게, 가벼운 식사로 즐기기엔 레몬 꽉 짜 상큼하고 개운하게, 고수 추가해 듬뿍 넣으면 동남아 어딘가로 공간 이동이 가능하다.
위치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11 운영 시간 11:00~22:30 *명절 휴무
[글과 사진 최유경(자유기고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41호 (20.08.11)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