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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日아베, 49일 만에 '15분' 기자회견…"뭘 해도 비판 받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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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지지율, 비판 여론 의식

비판 여론에 올해 명절 오봉 고향 방문도 보류 조정

뉴시스

[히로시마=AP/뉴시스]6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원폭투하 75주년을 맞아 '원폭 사몰자 위령식 평화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인삿말을 하고 있다. 202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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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6월 18일 이후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에 나섰다. 정권에 대한 비판이 강해 노출을 자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49일 만에 기자회견에 나섰다. 히로시마(?島)에서 원폭투하 75주년을 맞아 '원폭 사몰자 위령식 평화기념식(이하 평화기념식)'에 참석한 후 시내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히로시마 평화기념식은 역대 총리의 연례 행사다.

그마저도 약 15분 간의 짧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가운데 7분은 코로나19 설명에 할애했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던 초기에는 정부의 대응을 설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활용해왔다. 3월과 4월 각각 두 번 씩, 5월에는 3번이나 기자회견을 가졌다.

하지만 6월에는 국회 폐회 후 18일 한번 실시했으며 7월에는 없었다.

6월 18일 일본에서는 규슈(九州) 지역을 중심으로 한 폭우 재해와 코로나19 재확산 등 이슈가 있었다. 여행 장려 정책 'Go To 트래블' 시행과 관련 혼란이 벌어졌을 대도 장관을 내세워 설명했다.

국회 폐회 후 여야가 주 1회 코로나19 대책 등을 심의하지만 아베 총리는 관련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간 아베 총리는 총리 관저를 출입할 때와 폭우 피해 지역인 구마모토(熊本) 현 시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시간은 짧았으며 질문 기회도 한정됐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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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6월 18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202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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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는 그가 둥지 속에 틀어 박혔다, 벌써 여름방학 기분을 내느냐 등 비판이 잇따랐다.

야당은 총리가 책임을 완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입헌민주당 등 야당 4개 당은 7월 헌법 53조에 근거해 임시 국회 조기 소집을 내각에 요구하는 요청서를 중의원에 제출했다.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 연립여당 공명당 대표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상황에 따라 총리가 직접 국민에게 설명해도 좋지 않으냐"고 우회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닛케이는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을 피한 데에는 내각 지지율 침체가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 주변에서는 "지금은 무엇을 해도 비판 받는다"며 기자회견을 하더라도 발언의 의도가 전달되지 않고 역효과를 불렀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베 총리의 천 마스크 배포, 외출 자제를 촉구하며 집에서 쉬는 모습의 동영상을 올린 것 등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은 계속되고 있다. 닛케이의 여론조사에서는 6월 지지율이 38%였다. 아베 총리가 2차 정권 발족한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비판 여론을 의식해 아베 총리는 매년 우리나라 추석에 해당하는 명절 오봉(お盆)의 고향 야마구치(山口)현 방문도 보류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현재 실시하고 있는 여행 장려책 'Go To 트래블'은 코로나19 감염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탓에 도쿄(東京)도를 대상 지역에서 제외했다. 그런데 아베 총리가 지역을 넘어 야마구치현을 방문하게 되면 현지 시민들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다음 주 오봉에 야마구치현을 방문하게 된다면 2차 정권 발족 후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 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골프, 회식도 삼갔다.

밤의 회식은 지난 6월 3개월 만에 허용됐으나 아베 총리는 전 만큼의 빈도로 회식에 참여하지 않았다. 회식이 없는 날에는 오후 6시 대에 사저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골프도 지난 1월부터 하지 않고 있다.

닛케이는 "기자회견을 피하는 것으로 보여 비판이 고조된다면 악순환에 빠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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