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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개인정보 보호냐 활용이냐?…‘우선 순위’ 답 안한 윤종인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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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종인 초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 위원장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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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과 위상이 한층 강화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초대 수장을 맡은 윤종인 위원장이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 중 무엇이 먼저냐는 질문에 명쾌하게 답하지 않았다. 전날 취임사에서 윤 위원장이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의 균형을 달성하겠다”고 밝히면서 개보위가 개인정보 침해 방지와 구제 등에 적극 나설 지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선 개보위가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의 무게 중심을 어떻게 가져갈지와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다. 기획재정부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조직 내 경제·산업 정책 주무 부처들의 산업 진흥을 위한 규제 완화 요구나 기업들의 개인정보 남용에 적절히 맞설 수 있냐는 취지의 물음이었다. 윤 위원장은 이에 대해 “더 생각해보겠다” “보호와 활용 상충되는 게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하며, “제대로 보호하지 않고는 활용할 수 없다”“기업이 개인정보를 보호하지 않고 활용만 한다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원론적 설명만 되풀이했다.

다만 임기 중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설명할 때는 개인정보 보호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말을 했다. 윤 위원장은 “개보위를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최고의 전문기관으로 위상을 갖추게 하고 싶다”며 “개인정보 보호에 관해서는 국민들께서 개보위에 물어보고 의존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갖추고, 개인정보 침해 사고는 회복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고 후 치료보다는 사전에 준비하는 ‘개인정보 보호의 중대본(중앙대책본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범정부 차원에서 개인정보를 토대로 한 데이터 뉴딜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 책임을 지는 기구의 수장으로서의 고민이 담긴 발언이다.

관료 출신으로서 정부로부터 ‘실질적 독립성’을 유지하며 의사결정이 가능하겠냐는 질문도 나왔다. 윤 위원장은 행정안전부 차관 출신이다. 그는 “다른 위원님들의 독립적인 판단을 기대하고 있고 저 역시 위원장으로서 독립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윤 위원장은 “지난 6월30일 한·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중대한 진전이 있었고 중요 쟁점들은 거의 정리가 됐다. 지금은 문언을 만들고 있는 단계”라며 “유럽연합(EU)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적정성 평가 통과를 위원회 1차 성과로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유럽연합은 그간 한국의 개보위가 독립성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지디피아르 적정성 평가에 부적격 판정을 내려왔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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