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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난임·기형아 출산 막을까···비정상적 태반 발달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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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적·유전적 요인으로 발생···PHF6 인자 중요

후성유전 조절 가능성···비정상적 발달 막을 수 있어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현대사회에서 난임, 유산, 기형아 출산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지만 정확한 원인과 치료 방법은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연구팀이 알아낸 후성유전인자에 대한 추가 연구가 이뤄져 비정상적 태반 발달 확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지민 강원대학교 분자생물학과 교수는 이같이 태반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태반은 태아의 성장과 영양공급의 기반이 된다. 태반의 비정상적 발달은 태아 기형과 불임, 난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태반의 발생 원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지민 교수는 백성희 서울대 교수, 박대찬 아주대 교수와 함께 태반 발달 과정에서 PHF6(피에이치에프 6) 후성유전 인자의 기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연구 내용을 국제학술지 ‘뉴클레익 액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에 지난달 31일자로 게재했다.

이데일리

배반포 분화 단계에서 PHF6의 후성유전 조절 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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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F6 단백질 중요성 확인

배반포 계통 분화와 태반 형성은 태아의 정상적인 발달을 위해 중요하다. 배반포는 구형의 세포덩어리로 배아줄기세포와 이를 둘러싼 영양외배엽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영양외배엽은 추후 배아와 태반을 형성한다.

하지만 영양외배엽의 형성과 발달 과정이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환경변화에 의해 DNA 염기서열의 변화없이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는 것을 뜻하는 후성유전 조절도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영양외배엽에서 PHF6 후성유전 인자의 기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PHF6은 히스톤 변형을 인지하는 후성유전인자 단백질로 연구팀이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에서 해당 단백질을 없애자 배반포 형성과 태반 발달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 교수는 “DNA 염기서열이 변하는 것을 유전이라고 하는데 히스톤 단백질이 DNA를 감고 있고, 이를 풀어야 DNA가 기능을 할 수 있다”며 “후성유전은 이러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며, 히스톤 단백질에 변화가 발생하면 태반 발달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결핍 시 계통 분화 세포 형성 안돼

연구팀은 PHF6이 결핍되면 영양외배엽 계통으로 분화하는 세포들이 형성되지 않고, 배반포 분화 유전자들의 발현도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PHF6의 분자 기전을 확인한 결과, PHF6는 히스톤 단백질의 화학적 변형인 아세틸화를 인지하는 기능을 지니고, 이를 통해 히스톤 단백질에 또 다른 화학적 변형인 유비퀴틴화를 일으키는 효소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능 중 하나만 망가졌을 때에도 영양 외배엽 분화 시에 유전자들의 발현이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새로운 히스톤 변형 간 상호 작용을 찾아낼 계획이다. 이 교수는 “대를 이어 전달되는 DNA 염기서열을 변형시키는 것이 아니라 보통 며칠이면 분해되고 다시 합성되는 단백질의 변형을 통해 발생과정을 조절하는 후성유전학적 표적으로 PHF6를 제시한 것”이라며 “비정상적 태반 발달을 막을 치료법 개발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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