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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야해 보이려고 교복 입었나"…女중학교 게시판에 붙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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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스쿨미투. 트위터 캡처


경남 창원 한 여자중학교에서 학생이 교사로부터 성희롱·폭언 등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남도교육청이 진상규명에 나섰다.

6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해당 학교 게시판에는 재학생이 쓴 것으로 보이는 A4용지 두 장 분량의 글이 붙었다. 제목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습니다'였다.

이 글에서 학생은 한 교사가 수업 시간에 "이름에서 성을 바꾸면 성폭행이죠?", "옷 그렇게 입지 마라. 나한테는 교복을 그렇게 입은 게 제일 야하더라. 야하게 보이려고 그렇게 입었나?" 등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했다고 규탄했다. 한자 백(百)을 설명하며 "왕이 침대에서 왕비의 옷을 한 꺼풀 벗기면 하얗다"는 말도 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교사는 '교복 바지가 왜 없느냐'는 질문에 "대가리에 총 맞은 소리 하지 마라. 교복 바지 입고 싶으면 전학 가"라고 하거나 "말 안 듣는 학생을 훈육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때리는 것도 필요하다" 등 폭언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이 학생은 "앞서 나열했던 것은 빙산의 일각으로 우리는 지속해서 의식하지도 못한 사이에 수많은 인권 침해적인 발언을 들어왔다"며 "지난해 학생회 회의에서 한 교사의 성희롱과 폭언을 몇몇 학생이 고발했지만 지금까지 어떠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재학생을 포함해 앞으로 학교에 다니게 될 학생들에게 이 상황들이 대물림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학생이 붙은 대자보는 당일 바로 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도교육청은 사실관계 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사실관계가 맞는지 확인을 할 예정"이라며 "대자보 내용이 맞는다면 징계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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