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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연합시론] 지지도 근접한 양당, 與 오만· 野 자만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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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지지율이 창당 이후 최고치를 찍으면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에 초근접 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6일 내놓은 주간집계로 민주당은 35.6%, 통합당은 34.8%를 기록한 것이다. 줄곧 선두를 지켜온 민주당과 뒤쫓아온 통합당의 지지율 격차가 소수점(0.8%포인트)대로 좁혀진 것은 이 기관 조사 이래 처음이다. 종전 최소 격차는 4월 3주 차 때의 4.3%포인트이니 맹렬한 추격 기세라고 하겠다. 일간 조사에서는 한때 통합당(36.0%)이 민주당(34.3%)을 앞서기까지 했다. 8·4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5일 집계치로, 일시적이나마 골든 크로스가 발생한 셈이다. 민주당은 핵심 지지 기반인 30대와 여성 지지율 하락에 한숨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반면, 여성과 중도층의 지지율 상승에 통합당은 미소 지을 수 있었다. 리얼미터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일부 반발 심리와 통합당 윤희숙 의원의 본회의 발언, '독재·전체주의'를 언급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연설과 이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 등이 양당에 종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입장에선 문재인 대통령 지지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뼈아프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1.9%포인트 떨어진 44.5%였다.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4주째 웃돌았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빠지는 것도 30대와 여성 지지율이 하락하는 데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문 대통령 지지율은 그에 훨씬 못 미치는 여당의 지지율을 견인했던 측면이 있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의 동반 하락은 그래서 여권에 나쁜 신호다. 위기의 여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내일 대선이 있다면 야권 단일후보와 민주당 후보 중 누구를 찍겠느냐고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물었더니 42% 대 41%로 응답비가 나왔다는 것이다. 한 달 전 같은 조사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택하겠다는 응답이 46%로 야권 단일후보(36%)를 10%포인트 앞섰는데,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번듯하게 내세울 만한 대선 후보가 잘 안 보인다며 애를 태우는 것이 야권의 처지인데도 민주당 후보보다 오히려 더 지지를 받는다고 하니 민주당으로선 충격이 아닐 수 없을 듯하다.

이들 여론 수치에 여러 해석이 따를 수 있겠으나 그 특징을 기상도로 표현하면 '민주당 흐림, 통합당 갬' 정도일 듯하다. 흔들리는 갈대와 같은 것이 여론이기 때문에 언제 날씨가 뒤바뀔지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 모습은 그렇다. 이렇게 된 이유는 여야 스스로 가장 잘 알 것이다. 여권은 실수와 실정으로 점수를 잃었고 야당은 그 덕을 본 거다. 무엇보다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과 이에 민주당이 보인 미적지근한 태도는 여권에 강한 타격을 안겼을 것이다. 8·4 대책이 효험을 발휘하면 상황이 바뀌겠으나, 여태껏 노정된 부동산 정책 실정과 뒤늦은 대응도 대량 실점 요인이다. 18개 상임위원장을 석권한 뒤 책임정치 명분을 앞세워 다수결 입법 독주를 일삼은 것에서도 여론은 여권의 오만을 읽었다. 최근 민주당의 태도를 보면 어차피 반대만 하는 통합당과의 협의는 불필요하다며 의회 내 토의 자체를 거추장스러워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것이 다수결로 직행하는 급행 정치로 이어지는 인상인데, 앞으론 상대가 거부하더라도 손을 먼저 내밀고 또 거듭 내밀며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역으로 통합당은 자력이 아닌 반사이익에 따른 지지율 상승이라는 정확한 현실인식 위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자만을 경계하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정당 능력을 키워 지지를 공고화할 때라야 진짜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그저 민주당을 입법 독주 프레임에 가둔 채 별로 하는 것 없이 '처절하게 당하는 소수당 이미지'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에 통합당은 반박할 확실한 근거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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