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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임진강 군남댐 찾은 文대통령 "北, 황강댐 방류 알려주지 않아 아쉽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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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통보 없이도 황강댐 방류 알 수 있는지 3번 물어
군남댐 20분 머문 뒤 이재민·자원봉사자 만나
이인영·김태년, 황강댐 무단 방류한 北에 "유감"
이재민 만나 "이렇게 물난리가 난 것도 다 정부 책임"

조선비즈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군남 홍수조절댐을 방문, 수자원 공사 관계자로부터 운영상황과 조치사항을 보고받으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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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남북 합의를 어기고 사전 예고 없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 수문을 열고 물을 방류해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경기 연천군 군남홍수조절댐을 찾았다. 북한 황강댐이 무단 방류를 하더라도 남한에 피해가 없도록 2010년 완공된 댐이다. 이곳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에게 북한이 황강댐 물을 방류할 것이라는 사실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지 3차례 물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접경지역 호우 피해현장 방문' 일정으로 군남댐을 방문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권재욱 연천포천권지사장은 문 대통령에게 "(군남댐은) 북한 황강댐이 갑자기 붕괴하는 최악의 경우까지 검토해서 문제 없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측이 황강댐 방류 사실을 우리에게 미리 알려준다면 군남댐 수량 관리에 큰 도움이 될 텐데, 현재는 아쉽게도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거 남북간 합의가 있었는데, 현재 합의가 제대로 이행이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2009년 9월 황강댐 물을 예고 없이 방류해 경기 연천군 주민 6명이 숨졌다. 같은 해 10월 임진강 수해방지 관련 남북 실무회담에서 북한이 황강댐 방류 시 남측에 사전 통보하기로 남북이 합의했다. 이후 세 차례 황강댐 방류 사실을 남측에 통보했지만, 2013년 이후 최근까지 단 한 차례도 통보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7월 이후에도 세 차례 황강댐 수문을 열어 물을 방류하면서 남측에 통보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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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역 호우피해 현장 방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경기 파주시 마지초등학교에 마련된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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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어 북측이 황강댐 물을 사전 통보 없이 방류하는 경우에 대해 질문했다. "우리가 북측 지역 강우량, 강우 시간대를 대체적으로 파악을 할 수 있느냐" "정확한 시간은 몰라도 북쪽에서 폭우가 내리면 황강댐을 방류할 것이라는 사실을 예측할 수 있느냐"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 수위를 보고 (황강댐이) 방류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지 않느냐"는 3개의 질문을 던졌다. 권 지사장은 "예측할 수 있다"며 "군부대와 협조해 자료를 바로 받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황강댐을) 다음에 또 방류를 할 때는 하류에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연천군, 파주시 등과 잘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에 대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최근 일방적인 방류 조치에 유감을 표한다"며 "북측도 집중호우로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방류 조치를 취할 때는 최소한 우리 측에 사전 통보를 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북한의 남북합의 위반과 속 좁은 행동에 매우 유감을 표한다"며 "북한의 통보 없는 댐 방류로 긴급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생명과 안전이 위험에 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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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역 호우피해 현장 방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경기 파주시 마지초등학교에 마련된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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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간 군남댐에 머무른 문 대통령은 이어 홍수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이 머물고 있는 경기 파주시 마지초등학교를 방문해 이재민들을 만났다. 한 주민은 문 대통령에게 "80년 동안 농사를 지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 물난리가 난 것도 다 정부 책임"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애초 이르면 오는 7일 폭우 대응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상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 비가 다소 소강상태를 보인 이날 정오쯤 전격적으로 이번 방문을 결정했다.

손덕호 기자(hueyduc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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