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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물폭탄에 한강변 주요 도로 곳곳 통제… 출퇴근길 ‘교통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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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댐방류로 한강 수위 높아져

올림픽대로·강변북로·내부순환로 차량 통제 여파 인근 도로 대혼잡

오전 사당∼이수 1시간30분 걸려… 오후 7시 서울 도심 시속 11.8㎞

지하철·버스 마스크 쓴 승객 ‘빽빽’… “대중교통 증편 등 대책 전무” 분통

세계일보

꽉 막힌 서강대교 기록적인 폭우로 한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서울 도로 곳곳에서 차량 통행이 통제된 6일 서울 영등포구 서강대교 북단에서 바라본 한남대교 방면 강변북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하상윤 기자


“도로인지 주차장인지… 평소 20∼30분이면 갈 거리를 1시간 동안 반도 못 갔어요.”

직장인 백모(29)씨는 6일 평소보다 이른 오후 5시30분에 서울 서초구 직장을 나섰다가 마포구까지 퇴근하는 데 1시간30분 걸렸다면서 이렇게 토로했다. 백씨는 “버스로 반포대교를 건너는 데에만 20분 넘게 걸렸다”면서 “서초역에서 녹사평역까지 오는 길에 교통정리를 해주는 경찰도 한 명도 못 봤다”고 푸념했다. 그는 버스를 탄 지 1시간이 넘어서야 지하철로 갈아탈 수 있었다. 눈에 보이는 곳에 지하철역을 앞두고서도 20여분을 버스 안에서 옴짝달싹 못하던 차에 한 승객이 “여기서라도 내려달라”고 운전기사에게 호소한 덕분이다.

수도권 집중호우로 인한 한강 수위 상승으로 서울 주요 도로 곳곳의 차량 통행이 통제되면서 출퇴근 시간에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당국은 시민들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당부했지만 정작 증편이나 집중배차 등 적극적인 교통 대책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폭우로 팔당댐과 소양강댐 방류량이 늘면서 한강 수위가 높아져 동부간선도로·강변북로·올림픽대로 등 한강변 주요 도로가 통제됐다. 이로 인해 주변 우회로에서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경찰이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교통 관리에 나섰지만 시민 혼란은 여전했다.

서울시는 오전 5시부터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도로 통제 상황 등을 알리며 시민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당부했다. 출퇴근길 시민들이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지만 시는 대중교통 증편 등을 요청하지는 않았다. 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이미 평소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고, 지난주 등과 비교해 검토해봤을 때 증편이나 집중배차를 요청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세계일보

집중호우로 출근길 서울 주요 도로 곳곳이 통제된 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63아트에서 바라본 올림픽대로가 비어있다. 뉴시스


오전 8시30분쯤 지하철 9호선 여의도역 승강장에는 양방향 모두 수십 명씩 긴 줄이 늘어섰다. 열차가 도착해도 이미 만원 상태라 일부만이 탑승했고, 마스크를 쓴 시민은 후덥지근한 승강장에서 다음 열차를 기다려야 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초역도 우산을 들고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열차 안은 승객으로 빽빽이 들어찼고, 사람들이 움직일 때마다 우산에서 튀는 물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차를 가지고 나왔다가 교통체증에 다시 집에 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광화문 회사로 출퇴근하는 김모(51)씨는 “차를 가지고 사당동 집을 출발해 이수교차로까지 1시간30분 걸렸다”면서 “결국 다시 집으로 가서 차를 놓고 지하철을 이용하느라 출근이 2시간이나 늦어졌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교통경찰 1100명을 동원해 퇴근길 교통관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출근길에도 평소보다 300여명 많은 800여명의 교통경찰이 동원됐지만 교통 혼잡이 커 인원을 대폭 늘렸다”고 말했다.

워낙 정체가 심해 시민이 이를 느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후 7시 기준으로 서울시내 도심 차량 통행 평균 속도는 시속 11.8㎞에 불과했다. 퇴근 시간대 올림픽대로 염창나들목∼반포대교 구간 양방향, 강변북로 마포대교∼한강대교 구간이 양방향 통제됐다. 강변북로 일산 방향은 반포대교 이전부터 평균 시속 10㎞, 구리 방향은 서강대교 이전부터 평균 시속 5㎞ 수준으로 정체가 극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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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동부간선로·강변북로·내부순환로·올림픽대로 등 곳곳이 통제된 6일 서울 성동교 인근 동부간선도로에서 갑작스레 물이 차오르고 있다. 뉴시스


2011년 이후 9년 만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한강대교 북단 강변북로는 한강 물이 도로까지 넘어와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올림픽대로 인근 도로들도 통제구간을 우회하는 차량이 몰리며 대방역 인근부터 한강대교 남단까지 노들길 양방향에서 차량들은 평균 9㎞ 속도로 거북이 걸음을 했다.

올림픽대로 하남 방향은 청담대교부터 강동대교까지 차들이 길게 늘어섰다. 동부간선도로는 현재 성수 방향 수락지하차도∼성수분기점 구간, 의정부 방향 성수분기점∼월릉교 구간에서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경부고속도로 잠원 나들목에서 잠원고가차도 진입도 통제됐다. 이로 인해 경부고속도로 서초나들목∼잠원나들목 구간이 양방향에서 평균 시속 20㎞ 수준으로 정체를 빚었다. 평일 평균 16만여대의 차량이 통행하는 내부순환로의 성수분기점∼마장램프 구간과 노들로 한강대교∼양화대교 양방향, 불광천 증산철교 하부도로 양방향도 전면 통제됐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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