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AP/뉴시스]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에서 폭발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5일(현지시간)에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초대형 폭발로 파괴된 창고 건물의 일부가 서있고, 그 앞의 땅이 분화구처럼 함몰돼있는 것이 보인다. 2020.08.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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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6일 레바논에 도착해 14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베이루트 항 질산 암모늄 폭발 현장을 방문했다.
이틀 전 폭발 참사 후 베이투트를 찾은 첫 외국 정상인 마크롱 대통령은 레바논과 수도 베이루트의 재건을 위해 국제 지원 조직에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경제 개혁을 실천하고 만연한 부패의 척결에 나서라고 레바논 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1차 대전 후 부터 20여 년 간 레바논 지역을 통치했던 프랑스의 대통령은 이날 공항에서 마이클 아운 대통령의 영접을 받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레바논의 정치 세력 및 국정 기관과 허심탄회하고 쉽게 꺼내기 어려운 대화를 하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은 이어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레바논은 계속 밑으로 가라앉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30만 명 시민들이 살고있던 집을 일거에 파괴한 폭발은 기계 및 금융 문제로 우연히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서 압수한 3000t에 가까운 화학제 때문이었다. 이를 수도 항구에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6년 동안 방치시킨 것은 레바논의 '정부 해체' 실상을 과장없이 드러내준다.
인구 400여 만 명의 레바논은 이웃 시리아의 내전으로 탈주한 100만 명이 넘는 난민들을 2011년부터 받아들여 유엔의 형식적인 도움을 받고 먹여 살려야 했다. 레바논의 행정력 및 정부 부재 현상은 2017년 여름 철 내내 지속된 수도의 쓰레기 방치에서 잘 나타났다.
수도의 쓰레기를 반년 넘게 치울 능력마저 없는 레바논은 국가 부채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예산이 바닥나자 앱설치에 세금을 걷는 조치를 발표했다가 2019년 후반부터 젊은층 주도의 반정부 시위에 휘말렸다.
레바논 젊은이들의 코로나 19를 불사하는 끊임없는 반부패 반기득권 반정부 시위와 동아프리카 소말리아 버금가는 국가 해체로 이어질 수 있는 레바논의 정부금고 고갈 뉴스가 서방 통신에 간헐적으로 이어졌지만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런 모든 레바논의 약점과 실패가 단숨에 100억 달러의 피해를 낸 베이루트항 질산 암모늄 폭발을 낳았다고 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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